이맘때 입기 좋은 바지는 ‘망가진 데님’입니다

한정윤

얌전한 여름 데님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면, 디스트로이드 진을 꺼내 들어보세요.

연청, 중청, 화이트 진. 여름 초입이면 누구나 이 반듯한 계열을 꺼내 입게 됩니다. 가볍고 산뜻하고, 실패할 리 없는 조합이니까요. 그런데 일주일만 지나도 답이 보이는 그 착장들. 어쩐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찢청’ 해답이 됩니다. 헐렁하고 망가진 데님은 시각적으로 더 시원해 보이고, 무드 자체도 쿨하게 만들어주죠. 이맘때쯤, 디스트로이드 진을 꺼낼 이유입니다.

@tinvcb
@lara_bsmnn

흰 반팔과 루즈한 연청 데님. 이보다 더 단순한 조합도 드물지만, 무릎에 큼직하게 찢긴 디테일 하나만 있어도 룩이 달라집니다. 보트 위에서도, 거리 한복판에서도. 상의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되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무심하게 입었는데 시원해 보이는 힘, 그런 게 이 시점의 망가진 데님이 가진 매력이에요.

@nina.sbardolini
@manontrrs

구멍이 무릎에만 하나? 그 정도론 부족할 수도 있어요. 지금이야말로 찢을 수 있는 부위는 최대한 다양하게 찢는 편이 더 쿨해 보이는 시점. 양 사이드에 툭 찢긴 데님은 과감해 보이지만, 또 이만큼 쿨한 맛 내는 아이템도 어디 없죠. 무지 티셔츠에 바람 통하는 망가진 데님. 이 둘만으로도 여름 착장은 완성됩니다.

@sincerelyjules
@smythsisters
Splash News / Nicole Richie

찢어진 데님이 스트리트 무드에만 어울린다는 건 편견일 수도 있겠습니다. 얇은 니트, 심플한 셔츠처럼 여름에 자주 입는 아이템들과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리네요. 무릎 양옆이 슬쩍 찢어진 정도의 데님이라면 특히 더요. 회색 반팔 니트에 연청 찢청을 매치하면, 차분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여름 실내룩이 완성돼요.

@sooyaaa__

찢김이 많을수록 룩에는 에너지가 생깁니다.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사정없이 찢어진 데님은 단독으로도 존재감이 크죠. 너무 과해서 눈치가 보인다면, 지수처럼 상의를 단정하게 정리해보세요. 이렇게 망가진 데님일수록 상의는 덜어내야 균형이 맞습니다. 흰 민소매, 블랙 후디 같은 익숙한 조합으로 톤을 정리하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리로 떨어지고 스타일은 더 정제돼 보이기 마련이죠.

Getty Images / Jodie Turner-Smith

찢어진 위치는 무릎이나 허벅지만이 아닙니다. 밑단이 풀어진 데님은 시각적으로 훨씬 가벼워 보여요. 가볍게 잘린 듯한 데님 쇼츠에 딱 붙는 민소매 톱, 거기서 살짝만 배가 드러나는 이 조합이야말로 여름의 정석 스타일 중 하나겠죠.

사진
각 Instagram, @ariharamiyuki , Splash News,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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