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엔 빗질을 생략해도 좋습니다

박은아

자다 나왔냐고? 아니, 이건 베드 헤어! 더는 억지로 정돈하지 마세요.

매일 아침, 드라이할 틈도 없이 머리만 대충 말리고 부리나케 집을 나서는 이들이라면 반가운 뉴스. 이제 그 ‘부스스함’이 스타일이 됩니다. 베개 자국이 살짝 남은 듯한 흐트러진 머리카락, 무심한 듯 툭툭 털어낸 듯한 머리결이 패션 신에서 새로운 유행 코드로 포착되었으니까요. 더는 억지로 정돈하지 마세요. 제대로 ‘베드 헤어’를 즐길 시간입니다.

2025 S/S 시즌 런웨이에서 포착된 베드 헤어

@miumiu

미우미우와 펜디의 2025 S/S 컬렉션 쇼에서는, 마치 잠에서 갓 깨어난 듯한 헝클어진 헤어가 돋보였습니다. 파리 로컬들이 자연스럽게 연출한 듯한 ‘프렌치 시크 헤어’가 그대로 반영된 룩이었죠. 정돈되지 않은 결, 일부러 구기거나 흐트러뜨린 듯한 텍스처, 그 안에 묘한 관능과 여유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툭, 털고 나가는 ‘꾸안꾸’의 정수

@yesly
@yesly
@yesly
@yesly

데일리 스타일로도 손쉽게 연출 가능한 베드 헤어의 핵심은 ‘힘을 뺀 애티튜드’입니다. 계산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이 스타일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이른바 ‘꾸안꾸’의 진정한 정수라 할 수 있죠.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남아 있는 상태라면 샴푸 후, 굵기도 모양도 애매한 채로 말리세요. 가능하다면 찬 바람으로. 이 과정에서 모발이 더 부풀고 거칠어지며 펑키한 질감이 살아납니다. 헤어 에센스나 오일은 과감히 생략해도 좋습니다. 스타일링에 힘을 뺄수록 멋이 살아나니까요.

바람에 흩날리는 가벼운 텍스처

@katarinabluu
@katarinabluu

앞머리 없는 숏컷으로 변신한 카리나의 룩에서도 베드 헤어는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잔머리, 흐트러짐마저 멋이 되는 자유로운 무드. 베드 헤어는 모발 한 올까지 정돈하는 슬릭 스타일과는 정반대의 결을 지닙니다.

여름철엔 땀과 습기로 인해 머리카락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지만, 그 자연스러움이야말로 오히려 청량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합니다. 스타일을 완벽하게 유지하려 애쓰기보다는, 흐트러짐 자체를 하나의 미학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이 트렌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컨디셔너도 생략하세요

@lafilledhiver
@min.nicha

어깨를 넘는 기장의 롱 헤어라면, 베드 헤어 특유의 러프한 텍스처를 살리기 위해 컨디셔너를 생략해보세요. 컨디셔너는 머리카락을 차분히 눌러주고 윤기를 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너뛰는 것만으로도 모발이 거칠어지고 헝클어진 질감을 만들기 쉬워집니다.

툭툭 두피를 시원하게 자극하며 브러싱한 뒤, 손으로 과도하게 만지지 마세요. 만질수록 기름져 윤기가 돌기 쉽고, 본연의 부스스한 텍스처가 사라집니다.

@kiiikiii.official
@kiiikiii.official

히피 펌과 스트레이트 스타일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키키의 하음. 최근 룩은 베드 헤어의 확장판처럼 보였습니다. 라이트 브라운 컬러의 헤어에 정수리는 가볍게 띄우고 잔머리는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연출해 전체적으로 풍성한 볼륨을 살린 스타일이죠. 여기에 블루 톤의 아이 빔 메이크업을 더해, 개성 넘치는 펑키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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