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카페인이 먼저인 당신
아침에 눈뜨면 커피 머신 버튼부터 누르는 사람,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출근해서 커피부터 찾는 사람. 혹시 본인 얘기이진 않나요? 기상 직후 커피를 마셔야 피곤이 가신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이때 마시는 커피는 생각보다 우리 몸을 깨우지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당신의 몸은 여전히 자고 있다

많은 이들이 ‘커피 없인 못 산다’는 이유로 피곤함을 꼽습니다. 특히 아침 졸음을 깨우기 위해 커피를 찾곤 하죠. 하지만 오전 6시~9시, 특히 기상 직후는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시간대입니다. 이미 우리 몸이 일종의 각성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죠.
그런데 이 시간대에 커피를 마시면 문제가 생깁니다. 카페인이 코르티솔과 유사한 방식으로 뇌에 작용하면서 이중 자극이 발생하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높아지거든요. 시간이 갈수록 더 자주, 더 많이 마셔야 카페인의 효과를 느끼게 되는 거죠. 게다가 빈속에 마시는 커피는 위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속쓰림이나 위염,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거든요. 특히 아침에 우리 위는 보호막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뇌는 수분으로 깨어난다는 사실

반대로 아침 첫 음료로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수면 중 땀과 호흡을 통해 수분을 손실하기 때문에, 기상 직후에 가벼운 탈수 상태에 빠져 있거든요. 이때 250~500ml 정도의 물을 마시면, 뇌 혈류가 증가하고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높아져, 피곤한 몸을 깨우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수분 섭취는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자연스러운 배변을 유도합니다.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컵이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하는 셈이죠. 무엇보다 물은 카페인처럼 코르티솔을 자극하지 않습니다. 신체가 생체 리듬에 맞춰 각성될 수 있는 것이죠. 억지로 몸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맑아지는 정신을 느끼고 싶다면 커피보단 물을 마시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언제 마셔야 할까?

카페인을 올바른 시간에 적절히 마시면 집중력과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기상 후 최소 1~1.5시간 후, 몸이 자연스럽게 깨어난 뒤에 커피를 마시면 각성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처럼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정청(EFSA)는 성인 하루 카페인 권장 섭취량을 400mg 이하로 제시합니다. 커피 원두의 종류나 추출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은 달라질 수 있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에 에스프레소 샷 2개가 들어갔을 때 약 130~160mg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셈입니다. 계산해 보면 하루 2잔까지가 비교적 안전한 기준이죠.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수면에 영향을 받는 체질이라면 이보다 적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생체 리듬에 맞는 올바른 섭취 방법으로, 건강한 커피 생활을 누려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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