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과 계획 사이, 절묘한 균형

전여울

추상회화 작가 성시경의 신작들이 BB&M에 도착했다. 그중 주목해야 할 단 하나의 작품은 무엇일까?

Sikyung Sung. Blue, 2024. Oil on canvas, 204x170cm.

“성시경의 ‘Blue’는 추상을 향한 과정 속, 즉흥과 계획 사이의 절묘한 균형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상단부 강렬한 임파스토와 전반적인 푸른 톤과 대비되는 과감한 붉은색의 장식적 요소는 화면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한편, 하단에 대담한 붓질과 섬세한 색의 조합은 화면에 호흡을 불어넣어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한다. 작가는 명확한 청사진 없이 축적된 시각 언어와 발견되지 않은 가능성을 조율해 나간다. 일련의 상황 속에서 감각과 질서가 맞물리는 순간, 우연히 포착된 모호한 경계는 고유의 회화적 기법으로 구체화된다. 이러한 과정은 더욱 유려하고 정교해진 붓질 너머로, 작가가 펼쳐 보일 회화적 실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 오지호(BB&M 갤러리 선임)

지금 BB&M은 성시경의 첫 갤러리 개인전 <시소>를 선보이고 있다. 테크노 유토피아 시대를 건너며 최첨단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는 캔버스와 유화물감이라는 전통적 예술 매체를 택했다. 회화의 여러 갈래 중에서도 추상회화의 조형적 순수함을 탐구하며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언어를 구축했다. 마치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시소가 완벽한 균형을 찾아 멈춘 순간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조형적 요소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지점을 그린 최신작들을 선보인다. 그중 지나치지 말아야 할 작품에 대해 BB&M 갤러리 선임 오지호가 말했다. 전시는 6/28까지.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B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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