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이 지겨워질 무렵, 눈에 밟히는 옷이 있습니다. 바로 오버올이죠.
지금처럼 덥지만 반팔만 입기엔 어정쩡한 날, 오버올 하나면 해결돼요. 안에는 슬리브리스나 얇은 반팔티 하나만 받쳐도 충분하고요. 상하의 고민 없이 한 번에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실용적인 옷도 없죠. 무엇보다 체형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어깨 끈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허리선이 따로 드러나지 않아 편하게 입을 수 있거든요. 오버올 하면 괜히 어린 느낌 날까 걱정된다고요? 디테일 적고 색감 차분한 디자인만 골라도 분위기는 확 달라집니다. 지금만큼은 나이 걱정 잠시 접어두기로 해요.

이 정도 날씨에 뭘 입어야 할지 헷갈린다면, 케이티 홈즈처럼 가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반팔 또는 민소매만 입기는 허전한 지금, 슬리브리스 위에 오버올 하나 툭 걸치면 이 고민은 아주 간단하게 끝납니다. 톤 다운된 연한 민트 컬러도 시원해 보이고, 헐렁한 핏 덕분에 움직임도 여유롭죠. 굳이 스타일링에 힘주지 않아도 괜찮은 날, 오버올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에요. 이너만 바꿔 입으면 일주일에 5번은 돌려 입을 수 있겠죠.

그리고 오버올의 가장 큰 장점은, 의외로 어떤 체형에도 어울린다는 점이에요. 상하의가 연결된 구조 덕분에 시선이 분산되고, 허리선이나 힙선이 드러나지 않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죠. 어깨 끈으로 길이를 조절하면 키에 따라 핏도 맞춰 입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평소 체형이 고민이라면, 오히려 오버올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오버올이 꼭 캐주얼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엘사 호스크처럼 볼륨 있는 흰 퍼프 블라우스를 안에 받쳐 입으면 무척이나 로맨틱한 무드가 생기거든요. 베이지톤 오버올이 블라우스의 볼륨을 눌러줘서 과하지 않고, 컬러 톤도 차분하게 정리돼요. 휴양지에서 입어도, 데일리하게 입어도 튀지 않을 조합이죠. 센 포인트 없이도 기분 좋은 꾸꾸 조합이랄까요.

흰색 페인터 오버올에 초록색 티셔츠, 선뜻 손이 안 가는 조합일 수 있지만 의외로 멋스럽습니다. 선명한 그린 컬러가 화이트와 만나면서 룩 전체가 산뜻해 보이는 효과랄까요? 여기에 힘 빠진 루즈핏은 필수! 컬러 매치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톤을 낮춰 응용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이보리 오버올에 어스톤 계열 티셔츠처럼요.


이런 라이트한 데님 오버올이야말로, 데님이 지겨워진 이들에게 신선한 대안이 될 수 있겠어요. 디테일이 많으니 상의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게 참 편하기도 하고요. 여기에 볼드한 진주 목걸이를 여러 겹 겹쳐보세요. 단정하진 않아도 우아해 보이는 이유는, 이처럼 구조감 있는 액세서리가 룩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 이너는 얇은 슬리브리스 하나면 충분합니다.


헐렁한 카키 오버올처럼 두께감 있는 소재를 택했다면, 이렇게 어깨를 열어줘보세요. 허전한 느낌은 줄이고, 무심한 멋은 더할 수 있습니다. 이너는 약간의 프릴이 있는 슬리브리스나 브라톱처럼 여성스러운 무드를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더할 나위 없고요.

꾸러기 감성을 살리되, 우아함도 챙기고 싶다면 이렇게 입어보세요. 흑백 스트라이프 톱으로 상체에 포인트를 주면서, 오버올은 화이트처럼 무채색 컬러로 맞춰주는 게 관건입니다. 스트라이프 특유의 캐주얼한 분위기 덕분에 경쾌함은 살아 있고, 여기에 스틸레토 힐을 더하면 너무 이지하지는 않은 쿨한 무드가 생기죠. 전형적인 조합을 비껴간 센스 있는 스타일링이 필요할 때 추천하고 싶은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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