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진심인 더블유 패션 에디터들이 꼽은 꿈의 뮤직 페스티벌.
VERKNIPT
베르크닙트에서 흔들어
클럽에 진심이었던 20대를 지나 30대에 들어서고 보니 하드한 테크노 음악에서만 방방 뛰어노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베르크닙트(Verknipt) 페스티벌은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된 야생적인 테크노 음악 페스티벌인데 지금은 전 세계 도시 투어를 하며 이벤트를 여는 글로벌 페스티벌로 발전했다.하지만 아무래도 본고장이 끌리는 법. 6월 암스테르담에서 베르크닙트가 열리는데, 쿨하게 그리고 무채색으로 옷을 입는 레이버 차림으로 빠른 비트에 서로 신경 쓰지 않고 춤추다 보면 오랜만에 엄청난 해방감과 희열을 느낄 것 같다.
– 패션 에디터 이예지
PRIMAVERA
밝게 타오르는 프리마베라 사운드
인디, 록, 일렉, 힙합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공존하는 프리마베라 사운드,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흘간 열리는 이 음악 축제 때 바르셀로나는 도시 전체가 흥겨운 비트로 들썩인다. 가장 중심이 되는 무대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끼고 있어 무척 낭만적인데, 한낮엔 무더위를 식히러 바다에 들어갔다 오기도 하고, 노을과 함께 기타 선율을 듣고 있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 점프슈트와 탱크톱, 시원한 미니드레스로 낮과 밤을 즐기고 발은 무조건 편하게, 그리고 키치한 네크리스 하나면 끝. 없어서는 안 될 50ml 미니 사이즈 테킬라는 사랑과 에너지를 배가시키는 마법의 묘약이다.
– 패션 에디터 이예진
FUJI
후지 록에 젖어
니가타현 깊은 산속, 바람이 선선하게 흐르는 숲길을 지나다 보면 자연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후지 록 페스티벌 현장이 나타난다. 올여름, 이 페스티벌에 가야 할 이유는 많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의 첫 아시아 내한이라는 점. 긴 여름휴가가 부담스러웠던 시점, 그가 일본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망설임 없이 티켓과 비행기표를 끊었다. 목가적인 풍경을 상상하며 보헤미안 무드의 룩과 편안한 후디, 그리고 아직 한 번도 입지 않은 프레드 어게인 굿즈를 가방에 챙긴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7월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 패션 에디터 신지연
MONTREUX
태어난 김에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은 1967년대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페스티벌로, 7월 4일부터 16일간 이어지는 음악의 대잔치다. 나는 그 틈에 여행을 끼워 넣었다. 몽트뢰를 베이스캠프로 안시, 리옹, 샤모니를 찍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르면 다시 호숫가 도시로 돌아오는 방식. 올해는 7월 4일, 퀸시 존스 헌정 무대와 제임스 블레이크의 피아노로 시작해, 10일엔 라이오넬 리치, 11일엔 다이애나 로스, 14일엔 펄프의 피날레로 정했다. 언제든 호수에 빠질 수 있도록 안에는 수영복을 입고, 최대한 가벼운 원피스를 걸친 채 온몸으로 여름을 표현할 예정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몽트뢰 폴더를 만들었고,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 패션 에디터 김신
COACHELLA

코첼라, 아 유 레디?
지구상 가장 뜨거운,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가장 핫한 팝스타와 영향력 있는 뮤지션이 참여한다. 뮤지션들의 아티스틱한 의상과 무대 연출을 보는 재미도 크다. 기대되는 뮤지션들의 공연 시간이 되면,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라이브 무대를 챙겨 보곤 했는데, 올해는 레이디 가가의 무대외에도 K팝 스타인 제니, 리사, 엔하이픈의 공연을 지켜본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모래바람, 큰 일교차, 광활한 크기 덕에 하루에 3만 보씩 걷는다는 후기에도 한 번쯤은 직접 경험해보고싶다. 의상은 최대한 평소 애티튜드를 유지하되, 카우걸 코드를 더하고 실버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방식. 춤추기 좋은 편한 신발과 모래바람을 막아줄 모자, 선글라스는 필수다.
– 패션 에디터 김민지
TONGYEONG

우리 땅에서 놀아
노는 것도 일종의 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여, 올여름에는 2025 통영 국제 음악제의 테마 ‘내면으로의 여행(Journey Inwards)’을 실천할 계획이다.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폐막 공연까지. 이른 오후에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마음을 정화하고, 저녁에는 강렬한 바다 내음을 따라 통영 다찌집에 다다르는 루트다. 일정 마지막 날에는 노을을 품은 듯한 붉은 새틴 드레스를 입고 무해한 하루를 보낼 거다. 줄 이어폰과 사진집 한 권 그리고 백팩과 함께.
– 패션 에디터 김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