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양말 하나로 완성하는 영국 잇걸 룩
벌어진 앞니와 나른한 영국식 억양. <화이트 로투스> 시즌3의 첼시는 잊기 힘든 캐릭터였죠. 첼시를 인상 깊게 봤다면, 현실 배우 에이미 루 우드의 존재감도 강하게 남아 있을 텐데요. 에이미는 요즘 레드카펫과 리얼웨이를 넘나들며 눈에 띄는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현시점 ‘영국 빈티지’를 가장 잘 입는 인물입니다. 살짝 낡은 듯한 봄버 재킷, 딱 떨어지는 데님, 흰 양말과 로퍼 조합까지. 이 조합은 영국식 빈티지 룩의 교과서 같은 공식인데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균형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죠. 에이미는 이 공식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에이미 스타일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바로 ‘블랙’과 한 켤레의 ‘흰 양말’. 블랙 레더 트렌치 코트에 크림 컬러 터틀넥, 얇은 시어링 스타킹 위로 포인트처럼 올라온 흰색 양말. 그리고 마무리로 메리제인 발레 플랫 슈즈를 선택해 누가봐도 ‘에이미다운’ 룩을 연출했습니다.

무엇보다 에이미의 스타일은 현실적이에요. 팁은 바로 간결한 컬러 팔레트를 고수하는 것. 블랙과 화이트, 네이비와 베이지 같은 기본 조합 위에 데님, 시어링, 곡선 커팅 같은 디테일을 살짝 더하면, 런던 스트릿에서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갈 듯한 감각적인 빈티지 룩이 완성됩니다.

최근 NBC의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출연 당시에도 에이미는 변함없는 공식을 유지했는데요. 블랙 재킷과 한 쪽으로 떨어지는 언밸런스한 실루엣은 클래식하면서도 예상 밖이고, 단정하지만 도발적이었죠. 격식과 위트, 클래식과 개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 이보다 에이미 루 우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스타일이 또 있을까요?

그리고 결정적 장면은 바로 맷 갈라(Met Gala). 바닥에 닿을 듯 길게 내려오는 테일러드 블랙 울 코트에 깔끔한 화이트 셔츠, 살이 살짝 비치는 스타킹과 다시 한 번 흰 양말을 선택해 자신만의 시그니처 룩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양말 끝에 수놓인 화려한 꽃 장식이 룩 전체의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역할을 했는데요. 영국식 농담 같이 격식을 비트는 작은 위트. 에이미다운 선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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