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티에 흰 바지, 뻔하지 않게 입는 방법

한정윤

자칫하면 밋밋해지기 쉬운 올 화이트 룩을 세련되게 입는 6가지 방식

흰색은 여름에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색이지만, 동시에 가장 입기 어려운 색이기도 해요. 깔끔하긴 한데, 제대로 입지 않으면 너무 심플해서 밋밋해 보이기 쉽거든요. 특히 흰 티에 흰 바지처럼 조합이 단순할수록, 옷이 멋있게 보이느냐 그냥 급하게 챙겨 입은 것처럼 보이느냐가 확 갈려요. 그건 핏이나 소재, 신발이나 가방 같은 디테일에서 갈리기도 하고요. 요즘 거리에서 눈에 띄는 화이트룩들을 보면, 전부 흰색인데도 스타일이 느껴지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요. 이 여섯 가지 스타일링을 참고하면, 여름 흰색이 얼마나 다채롭게 보일 수 있는지 분명히 느끼게 될 거예요.

@yvesaintmess

흰색은 여름에 가장 시원해 보이는 색이긴 하지만, 아무렇게나 입으면 그냥 허전해 보이기 쉬운 색이에요. 특히 얇은 옷이 많은 계절엔 더 그렇죠. 이럴 때 벨라 하디드의 올 화이트 룩을 눈여겨보세요. 어깨선이 드러나는 톱에 바지가 아래로 매끈하게 뻗어 있으면, 분위기가 확 다르게 보입니다. 상의는 짧고 몸에 딱 붙는데, 어깨가 드러나 있어서 답답해 보이지 않고요. 하의는 다리 라인을 따라 곧게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네요. 여기에 신발이나 가방 톤만 브라운 계열로 눌러줘도 흰색만 입었을 때 생기는 허전함이 확 줄어들어요. 괜히 포인트 주려고 색을 더하기보다, 이런 조합으로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훨씬 자연스럽죠. 결국 흰색을 단조롭지 않게 입고 싶다면, 상체는 간결하게 정리돼 있고 하체는 힘 있게 떨어지는 핏을 골라보는 게 좋겠네요.

@lululindinger

긴팔 셔츠에 짧은 바지를 입는 조합은 여름에 스테디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멋내기 쉬운 방식이에요. 셔츠는 품이 넉넉하고 팔을 덮는데, 재질이 얇아서 덥지 않고요. 반대로 하의는 무릎 위로 잘려 있어서 확실히 시원해 보이죠. 위아래 길이 차이가 크다 보니 그 자체로 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셔츠 단추를 끝까지 잠그지 않고 소매도 자연스럽게 걷어주면 힘 뺀 느낌이 살고요. 신발도 그냥 하얀 운동화 신었을 뿐인데,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말끔해 보입니다. 아무것도 과하게 신경 쓴 것 같진 않은데, 옷 잘 입은 것처럼 보이죠. 여름에 흰색을 부담 없이 입으려면 이 조합만큼 편하고 센스 있어 보이는 것도 드물어요.

@sophiachang

상의와 하의 모두 흰색인데도 지루하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작은 디테일에 힘을 줬기 때문이에요. 티셔츠는 아주 기본적인 디자인이고 팬츠도 별다른 장식 없이 깔끔한데, 발끝에 플립플랍을 매치해서 답답한 인상을 싹 걷어냈어요. 이런 조합은 특히 여름에 더 잘 어울리죠.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히 꾸민 건 없는데, 작게 들어간 액세서리 요소들 덕분에 룩이 훨씬 시원하고 멋있어 보입니다. 이런 디테일들이 은근히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lululindinger
@cassdimicco

여름에 민소매 하나만 입기엔 뭔가 아쉬울 때, 이런 카디건 활용이 꽤 괜찮은 방법이에요. 카디건은 가볍고 비침도 있어서 덥지 않게 입을 수 있고요. 어깨에 살짝 걸치거나 허리에 묶는 식으로 연출하면 그냥 민소매만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신경 쓴 느낌이 납니다. 심지어 가방이나 신발까지 흰색으로 통일하면 자칫 과해 보일 수도 있는데, 카디건 덕분에 시선이 흩어져서 그런 부담도 덜하고요. 한 벌로 보이지만 여러 겹이 쌓여 있어서 오히려 더 시원해 보인달까요? 여름에 흰색을 단조롭지 않게 입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예요.

@prohoda
@galinarkhi

그리고 여름이면 꼭 등장하는 벌룬 핏도 빼놓을 수 없죠. 소매와 바지단에 볼륨이 들어간 디자인이라면, 색이 아무리 단순해도 심심해 보이지 않아요. 퍼프 소매는 팔 라인을 가볍게 감싸고, 쇼츠는 허벅지에서 아래로 통통하게 퍼져서 보기보다 다리가 더 길어 보이기도 하고요. 히피스럽고 살짝은 무심한 이 조합, 여름 페스티벌 룩으로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습니다. 팔이며 다리며 드러나는 만큼 여리여리한 느낌도 덤이고요.

@hoskelsa

볼륨이 있는 실키한 셔츠에 와이드 팬츠를 맞춘 엘사 호스크는, 소재 하나로 압도합니다. 컬러는 말 그대로 온통 흰색인데도 밋밋하지 않은 이유는, 광택과 두께가 살아 있는 소재 덕분이죠. 특히 이렇게 햇빛을 정면으로 받았을 때 실루엣이 또렷하게 잡히는 옷은 보기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고른 결과예요. 넉넉한 핏과 차분한 색감이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시선을 사로잡고, 베이지빛 아이보리 컬러의 미니 백으로 살짝 톤을 다르게 준 것도 눈여겨볼 만해요. 흰색을 고급스럽게 입고 싶을 때는, 딱 이런 방법이 정답에 가까워요. 소재를 믿고, 나머지는 단순하게 정리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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