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가벼운 것 대신 크고 구조 있는 백을 드는 여름 트렌드 포착?
한동안은 포켓도, 파우치도, 그마저도 없게 미니멀한 방향이 대세였죠. 그런데 요즘엔 한눈에 봐도 커다랗다 싶은 빅백이 다시 거리 위를 점령 중입니다. 어깨를 잔뜩 눌러도 끌어안고 싶은 사이즈. 들고 다니는 목적보다는 ‘들고 있는 모습’ 자체가 멋있어 보이게 만드는 백들이요. 물건을 가득 담으려고 그런건 아닙니다. 가방 하나로 한 끗을 더하는거죠. 덜 꾸몄지만 있어 보이게요. 지금부터 쭉 손이 가는 건 큼직한 가방일겁니다.

초대형 플랩백처럼요. 토트로 들기엔 부담스러울 만큼 커다란 사이즈인데, 오히려 블랙 원톤 룩 위에 무심하게 얹으니 압도감은 줄고 실루엣이 하나로 정리돼 보여요. 이렇게 클러치처럼 옆구리에 끼는 방식도 요즘 빅백 스타일링의 일환이죠. 어깨에 걸치거나 팔에 끼우지 않고 손으로 감싸듯 든 자세도 중요한 포인트예요.

흰 셔츠에 데님 이 두 가지로만 입고 끝내고 싶은 날, 근데 뭔가 비어 보인다 싶으면 역시 가방이 답입니다. 지금 이 룩에서 빈 구석이 안 보이는 이유도 역시 빅백이죠. 어깨에 걸쳐도, 품에 껴안고만 있어도 허전한 옷차림을 메워줍니다. 루즈한 셔츠 소매보다 더 풍성하게 떨어지는 가죽 토트백은 그 자체로 조형적 역할을 해요. 따로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내죠. 가벼워 보이진 않지만,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소재를 고를 땐 너무 각 잡힌 토트보단, 가죽이 적당히 소프트한 스타일이 좋고요.

컬러도 다채로워졌습니다. 너무 튀지 않을까 싶지만, 차분한 그레이 니트와 묶어서 톤을 맞춰주면 오히려 포인트가 깔끔하게 돋보이죠. 컬러 가방은 무채색 옷과의 궁합이 가장 좋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중요한 건 가방의 소재나 쉐입이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 컬러가 강하니 실루엣은 힘이 빠져야 예뻐 보일 거예요.

강렬한 빨강 윈드 브레이커에 블랙 시퀸 팬츠, 여기에 또 하나의 블랙 빅백을 툭 드는 룩도 만만치 않게 멋있습니다. 너무 꾸꾸꾸라 생각이 든다면, 캐주얼한 샌들이나 플립플랍처럼 무게감이 덜한 아이템을 곁들여도 좋아요.
수영장 옆이나 바캉스 무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빈티지한 스웨이드 텍스처의 빅백은 수영복 위에 셔츠 하나만 걸친 착장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요. 크기가 주는 여유가 리조트 무드와 잘 맞아떨어지네요. 이런 부피감 있는 백이 보기보다 여유를 더해주는 순간들이 분명 있어요.

빅백에 백꾸를 빼놓을 수 없죠. 가방 자체로는 단정한 브라운 토트백인데, 손잡이에 다양한 스카프와 참을 매달아 꾸안꾸 느낌을 살릴 수 있어요. 어느 정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룩에 위트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꾸미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이들도 따라할 수 있는 디테일이죠.
라탄 토트백이나 체크 빅백처럼 소재 자체로 무드를 환기시키는 백들도 많이 보입니다. 라탄은 휴양지에서만 들 것 같지만, 도회적인 룩에도 충분히 쿨할 수 있습니다. 뉴트럴 톤의 조합에 더해졌을 때, 질감 하나로 숨통이 트일 수 있죠. 같은 실루엣이더라도 소재가 바뀌면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니 빅백도 다양하게 들 수 있는 예겠어요. 패턴 있는 백도 마찬가지입니다. 패턴이 들어간 아이템은 늘 고민되지만, 크면 클수록 그 자체로 스타일링 요소가 됩니다. 다소 밋밋한 룩에 생기를 더해주는 방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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