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다음으로 자주 보이는 가장 의외의 컬러

한정윤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켈리도, 주연도 결국 고른 건 핑크? 올여름 핑크를 입는 가장 세련된 방법 알려드립니다.

핑크가 이렇게까지 많이 보이는 건, 올해가 이례적인 것 같습니다. 톤을 가리지 않고, 성별도 구분하지 않고, 포멀 룩부터 오마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된 핑크는 지금 이 계절에 가장 ‘자주 보이는 색’이 되었죠. 올봄부터 천천히 조짐을 보이더니, 이제는 거리와 피드에 이 컬러가 없는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워졌을 정도니까요. 단, 지금 유행하는 핑크는 부드럽게 입는 쪽에 가깝습니다. 단정하게 톤을 맞추거나, 대놓고 꾸미지 않고 무심하게 섞는 방식이 더 많이 보이죠. 과감하기보단 가볍고, 상큼하기보단 편안한 쪽에 가까운 핑크의 사용법들. 지금부터 소개해볼게요.

@taraswennen
@taraswennen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올해 칸 영화제 포토콜에 등장한 룩을 보면, 지금 핑크의 무드가 정확히 읽힙니다. 실루엣이나 컬러감 자체는 분명 포멀한데, 소재가 가볍고 디테일이 키치하죠. 상하의를 모두 트위드 셋업으로 맞췄지만, 버튼을 풀어 배를 드러냈고, 하의 역시 시스루 톤으로 힘을 뺐어요. 단정한 옷을 입고도 꾸민 느낌이 덜한 이유는 여기에 있죠. 공식석상에서조차 이렇게 입는다면, 일상에서 더 말할 것도 없고요.

@tbzuyeon
@tbzuyeon

핑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주연의 룩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레터링이 큼직하게 박힌 연핑크 티셔츠에 데님 팬츠, 그냥 가장 편한 조합인데 얼굴이 더 맑아 보이는 느낌이 들죠. 슬쩍 걸친 미니 크로스백도 톤을 맞춰 핑크로 골랐고요. 핑크가 센스 있어 보일 수 있는 건, 사실 색 자체보다 그걸 얼마나 무심하게 썼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힘을 뺀 티셔츠 하나와 어깨에 툭 걸친 작은 가방, 이 정도면 누구나 핑크를 쉽게 시작해볼 수 있죠.

@whatgigiwears
@_olhirst_
@vakhuulaa

핑크를 더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싶다면, 어떤 색과 매치하느냐가 중요해요. 이럴 땐 늘 옳은 답처럼 등장하는 조합이 ‘그레이’입니다. 파스텔 계열과 뉴트럴 컬러의 조합은 튀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핑크의 밝은 기운을 눌러주면서도 동시에 살려주는 역할을 하죠. 핑크 셔츠에 실버 스팽글 팬츠를 입은 룩은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으면서 컬러 포인트를 확실하게 주는 좋은 예고, 핑크 슬리브리스에 아이보리 스커트를 매치한 경우엔 전체 톤이 밝아져 얼굴도 화사해 보여요. 오버사이즈 핑크 티셔츠에 그레이진, 혹은 스웻 팬츠에 집업 후디 조합도 추천이에요. 이 모든 스타일에서 중요한 건 ‘부담 없어 보이기’예요. 지금 핑크는 그렇게 입는 게 훨씬 세련돼 보여요

@kellyrutherford
@marianne_theodorsen

핑크 셋업이라고 해서 꼭 힘줘 입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트위드 셋업처럼 포멀한 조합도, 상의 단추를 풀고 살짝 루즈하게 연출하면 훨씬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풀리죠. 특히 체크 셋업은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슈즈나 양말로 텐션을 낮춰주면 훨씬 쿨한 인상으로 전환돼요. 마냥 여성스럽게 가지 않아도 되는 게 요즘 핑크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켈리의 레이스 셋업은 자칫 과해 보일 수도 있는데, 소재가 가볍고 안감이 비치듯 말듯해서 오히려 여유 있어 보여요. 톤도 강하지 않아서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시선은 부드럽게 흘러가고요. 한 가지 팁이라면, 레이스 셋업처럼 디테일이 복잡한 옷일수록 핑크의 강도는 낮아지는 게 좋습니다.

@sofiamcoelho
@emilisindlev

이런 오마일 룩들에도 핑크를 곁들이면 좋습니다. 크롭 후디에 조거 팬츠, 거기에 회색 백팩이나 아이보리 스니커즈를 더하면, 편한 옷인데도 핑크가 하나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룩에 생기가 돌죠. 채도가 아주 낮은 건 아니지만, 핏이 느슨해서 힘이 풀리고, 그래서 오히려 튀지 않게 정리돼요. 또 다른 룩은 상하의 모두 스웻 재질인데, 상의는 크롭으로, 하의는 밑단이 잡힌 팬츠라서 실루엣에 리듬이 생기고요. 가방이나 신발처럼 바닥에 깔리는 아이템을 뉴트럴 톤으로 눌러주니까 핑크가 의외로 부드럽게 받아들여져요. 뭔가 열심히 스타일링하지 않았는데 예뻐 보일 수 있는 핑크, 요즘은 오히려 이런 조합이 더 오래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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