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준비하는 첫번째 습관, 발목 보이게 입기

한정윤

긴 바지를 포기하지 않고 여름처럼 입는 법

여름을 앞두고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옷장을 몽땅 뒤집기 전에, 먼저 바짓단부터 줄여보세요. 단 몇 센티미터 차이인데도, 발목이 드러나는 순간 룩의 분위기가 훨씬 가벼워지니까요. 긴 팬츠와 똑같은 조합이어도, 복사뼈 근처에서 툭 끊어지는 길이는 여름의 시작을 빠르게 당겨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몇 가지 스타일 역시 그 ‘발목의 여백’을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계절을 재촉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땐, 가장 먼저 바짓단을 조절해 보세요.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꽤 커다란 전환이 될 수 있어요.

@cristinahudacov

발목이 드러나는 순간, 룩 전체가 ‘여름 모드’로 전환됩니다. 밑단이 살짝 크롭트인 것만으로 슈즈와의 연결이 더 가볍게 느껴져요. 주름 없는 셔츠와 담백한 화이트 팬츠 조합은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데, 크리미한 컬러의 니트와 버클 로퍼, 토트백이 레이어를 만들어내네요. 팬츠는 발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스트레이트 핏. 단정한 셔츠 차림에도 답답해 보이지 않는 이유겠죠.

@maina

팬츠 길이를 발목 위로 맞추는 순간, 블랙 룩도 훨씬 유연해집니다. 발목이 유일한 환기구 역할을 하는거죠. 슬림한 티셔츠와 와이드 팬츠, 여기에 스트랩 슈즈를 더하면 블랙의 시크함은 유지하면서도 답답해 보이지 않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바짓단이 복사뼈 위로 떨어지게 조절하는 게 핵심이죠.

@marikalashnikova

바짓단을 접는 것 자체가 스타일링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루즈한 데님을 자연스럽게 롤업해 발목을 드러내보세요. 힘을 뺀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게 ‘꾸안꾸’의 정수처럼 느껴지니까요. 플랫한 블랙 슈즈와 소매 퍼프가 있는 블라우스로 여성스러움을 더해, 캐주얼과 포멀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어도 좋겠네요.

@wustova

썸머 시즌의 상징 같은 조합이죠. 민소매 상의와 라이트한 베이지 카고 팬츠, 여기에 쪼리 샌들로 마무리한 룩인데요. 팬츠의 기장이 애매할수록 발등이 잘 보이는 슈즈를 매치하는 게 정답입니다. 전체적인 룩이 시원해 보이는 이유는 발목과 발등의 노출 비율이 꽤 넉넉한 덕분이고요.

@elodieromy

데님과 메리제인 슈즈를 매치할 땐, 데님의 기장이 신발 위에서 깔끔하게 정리돼야 해요. 발등이 드러나면서 생기는 간격이 다리선을 길어 보이게 하고, 실버 컬러의 광택이 룩 전체를 한 톤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블루 계열 톤온톤 스타일링이지만 답답하지 않고 산뜻한 이유도 여기에 있죠.

@darya_burtseva

발목이 드러나면 계절이 드러나요. 긴 옷을 벗지 않아도, 단 한 군데만 바꿔도 전체의 리듬이 달라질 수 있죠. 그러니 여름맞이 뭘 입을지 고민되면, 우선 바짓단을 걷어 올려보세요. 계절이 바뀌었다는 느낌은, 결국 그 몇 센티미터에서 시작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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