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 여름에도 꺼내야 하는 걸까요?

한정윤

햇볓 아래 부츠는 무모한 선택이 아닙니다

덥다고 해서 모든 걸 가볍게 비워낼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다가올 여름처럼 옷차림이 심플해지는 시기에는, 종아리 아래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진득해지거든요. 가벼운 반바지, 미니스커트, 얇은 셔츠. 이런 조합에 부츠를 더하면, 간단하게 보였던 착장도 금세 깊이가 생깁니다. 부츠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요. 땀은 조금 나겠지만, 그 정도 수고로 훨씬 멋진 계절을 보낼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겠죠.

@bellastovey

티셔츠 한 장과 반짝이는 골드 스커트. 상하의가 충분히 화려하다면, 발끝은 거칠어도 좋습니다. 프린지 디테일이 살아 있는 부츠처럼요. 반짝이는 소재와 투박한 텍스처가 자연스럽게 공존할 때, 옷차림은 오히려 더 입체적으로 보이는 법이죠. 움직일 때마다 살짝살짝 흔들리는 프린지가 심심할 틈을 주지 않기도 하고요. 덥긴 하지만, 이 정도 디테일이면 참을 수 있습니다.

@bobbyrachpoot

거친 가죽과 섬세한 레이스. 상반된 질감의 조합은 쉽지 않지만, 블랙 부츠가 둘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줍니다. 무심하게 걸친 재킷, 반투명한 쇼츠, 묵직한 부츠. 세 가지 무드가 충돌하는 대신 오히려 잘 어우러지죠. 가볍고 무거운, 부드럽고 거친 것들의 균형이 이 조합의 관건입니다. 더워도 이런 맛에 부츠를 신는 게 아닐까 싶네요.

@ineesgonc
@ineesgonc

생지 데님 특유의 날카로운 질감과 블랙 티셔츠의 담백함. 여기에 웨스턴 부츠를 더하면, 룩은 훨씬 견고해집니다. 여름에도 어두운 색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발끝까지 힘을 주는 방식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 계절의 블랙은 답답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착장이죠.

@sviridovskayasasha

오프숄더 니트와 옐로 쇼츠, 이만큼 봄스러운 조합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없이 경쾌하고, 전체적인 인상이 너무 가벼워질 수도 있죠. 이럴 때는 브라운 부츠처럼 톤을 눌러주는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이 만나면서 룩이 한결 안정되고, 가볍게만 느껴지는 스타일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네요.

@elen_sheva

상의 레이어가 많을수록 하체는 정돈이 필요합니다. 블랙 쇼츠로 시선을 끊고, 미들 부츠로 마무리해보세요. 상의가 풍성할수록 발끝에 어느 정도 무게가 있어야 하거든요. 체크 셔츠와 니트 베스트가 만드는 무드를 무너뜨리지 않고 여름스럽게 유지하는 방법. 너무 복잡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힘 있는 착장을 원한다면, 이 공식은 꼭 기억해둘 만합니다.

@tessavmontfoort

버건디 부츠를 이토록 유쾌하게 소화할 줄이야. 반짝이 미니스커트와 프린트 티셔츠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장난스럽습니다. 클래식한 웨스턴 부츠까지 더하니 여기가 바로 페스티벌이군요! 맹렬히 쏟아지는 태앙 아래 뜨거운 레드 부츠, 과감히 도전해보세요.

@lojsanwallin

상의와 하의 모두 데님이지만, 톤을 다르게 가져가 시선을 자연스럽게 분산했습니다. 워싱이 밝은 쇼츠 덕에 전체적으로 시원해 보이고, 빈티지한 웨스턴 부츠가 탄탄한 마침표를 찍어줍니다. 가벼운 데님과 묵직한 부츠의 대비가 은근히 쿨하죠.

@_paulineleroy_

얇은 티셔츠와 프린트 스커트 조합은 무난하지만 발끝을 방심하면 착장이 단조로워질 수 있습니다. 끝이 뾰족한 포인티드 부츠를 신으면 하의 쪽에 힘이 생기고, 착장이 더 날렵해 보이죠. 심플한 상의와 복잡한 패턴의 스커트 조합에도 포인티드 부츠는 답답하지 않게 녹아듭니다.

사진
각 Instagram, @chloelecare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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