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셀럽들이 조용히 그리고 자주 쓰는 아이템.
비니 쓰기엔 더운 날씨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셀럽들은 여전히 눌러씁니다. 슬리브리스에 툭 얹거나, 단정한 셔츠 위로 무심하게 눌러주는 식으로 말이죠.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가볍게 입은 날일수록 머리 위가 텅 빈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거든요. 스타일을 더 화려하게 만드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죠. 비니는 요란한 룩을 눌러주거나, 빠져 있는 마무리를 조용히 채워주는 아이템. 그래서 여름에도 꾸준히 살아남고 있습니다. 햇볕 아래도 비니를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링,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보세요. 생각보다 쉽게 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성글게 짜인 뜨개 비니는 여름용으로도 무리 없습니다. 흰 티셔츠와 블랙 베스트 사이에서 색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요. 베이직한 상의 조합에 작은 텍스처 하나가 더해졌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룩이 훨씬 정돈돼 보이네요.

무심한 듯 풀어낸 머리에 눈썹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회색 비니. 단정하게 여민 셔츠, 잔잔한 컬러 톤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에요. 과하지 않게, 꾸민 것 같지 않게, 그냥 그렇게 얹었을 뿐인데 룩 전체가 안정돼 보입니다. 풀어낸 머리도 차분하게 다잡아주는 것은 물론, 이목구비도 또렷해보이죠.

트랙 재킷처럼 힘이 빠진 옷에는 이 정도의 비니가 어울립니다. 형태는 갖췄지만, 투박한 맛이 있는 이런 비니요. 룩에 뭔가 더한 건 맞지만, 아무것도 꾸미지 않았다는 얼굴로 말이죠. 룩을 마무리해야 할 땐 이런 식의 접근이 의외로 유용합니다.

슬리브리스처럼 살을 많이 드러내는 상의에는 액세서리가 필요하지만, 목걸이나 귀걸이보다도 먼저 손이 갈 수 있는 건 모자일지 모릅니다. 가볍게 풀어낸 머리와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리고요.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꾸안꾸가 되는거죠.

캐릭터로 잔뜩 뒤덮인 프린드 후디, 페인트가 흩뿌려진 팬츠, 워커까지. 룩에 들어간 정보량이 많은 날에는, 머리 위에 뭘 더 얹기 어렵죠. 그럴 땐 아무 디테일도 없는 비니가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어요. 룩의 복잡도를 줄여주는 용도에 가까운 솔리드한 검은색으로 말이죠. 뭘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방식, 비니가 꼭 포인트일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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