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 하나면 충분합니다.
안경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너무 멋 부린 것 같아서, 혹은 반대로 대충 나온 것 같아서 쉽게 손이 가지 않죠. 이럴 때 간단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재킷을 더하는 거죠. 재킷은 전체적인 무게중심을 잡아주면서도 상체 중에서도 무릎 위로 시선을 유도해 안경이 주는 인상을 부드럽게 중화해주니까요.

안경을 원래부터 쓰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고 싶다면, 몇 가지 룰만 기억해 두세요. 우선, 재킷의 핏이 너무 타이트하지 않을 것. 여유 있는 실루엣이야말로 안경과의 조합에서 어색함을 덜어주는 핵심입니다.

재킷 안에 입는 이너는 최대한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심플한 티셔츠나 니트가 가장 무난하고, 와이드 데님이나 슬랙스를 더해주면 끝. 슈즈 역시 너무 복잡한 것보다는 로퍼나 심플한 앵클 부츠처럼 베이직한 아이템이 안정감을 줍니다. 특히 컬러 매치를 할 때는 재킷과 안경의 톤을 맞추거나, 반대로 완전히 다른 톤으로 가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투박한 블랙 프레임 안경은 블레이저의 깔끔함과 만날 때 가장 빛나는 듯 합니다. 재킷의 각진 실루엣이 안경의 진지함을 적당히 누그러뜨리고, 지적인 무드를 더해주니까요. 여기에 머리를 묶거나 귀 뒤로 넘겨서 깔끔하게 연출하면 금상첨화이고요.

반대로 얇은 메탈 프레임이라면 가벼운 가디건이나 라이더 재킷이 좋습니다. 메탈 특유의 차가움이 재킷의 소재와 어우러지면서 세련된 느낌을 배가시켜 주거든요.
안경이 주는 지적인 이미지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더 키치하게 가고 싶다면, 테가 두꺼운 빈티지한 스타일의 안경을 선택해 보세요. 여기에 패턴이나 컬러가 들어간 스카프를 살짝 둘러줘도 훌륭하겠군요. 브라운이나 베이지 컬러의 재킷은 이런 키치한 안경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조력자 같은 존재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내느냐 아닐까요? 안경을 쓴 모습이 멋부린 것 같지도, 너무 힘 뺀 것 같지도 않게 보이려면 재킷이 필수라는 거. 다양한 프레임과 재킷의 조합을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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