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나? 8월 패션 트렌드의 현주소

이예지, 김현지

지금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부터 다가올 F/W를 미리 점칠 수 있는 힌트까지.

1. 가을 미리 보기

다가올 F/W를 미리 점칠 수 있는 힌트가 여기 있다. 동시대 패션 코드가 담긴 프리폴 컬렉션 캠페인.

1) CHLOE
작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셰미나 카말리가 그려낸 끌로에 특유의 즉흥적이며 자유로운 영혼의 파리 여성들.

2) DIOR
클래식한 사진이 주는 우아하고 묵직한 멋.

3) SELF PORTRAIT
또 한 번 셀프 포트레이트의 얼굴이 되어 캠페인에 등장한 블랙핑크 지수. 가장 지수다운 모습을 담기 위해, 집과 같은 편안함에 활력을 얻는 장소인 그의 녹음실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4) FERRAGAMO
거대한 조형물에 스며든 맥시밀리언 데이비스식의 동시대적 시선. 유서 깊은 전통의 하우스인 페라가모가 단번에 현대적으로 변모한 순간.

5) SAINT LAURENT
회화적 무드로 완성된 생 로랑 우먼의 관능적 모멘트.

6) LOEW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과 환상의 짝궁인 유르겐 텔러가 진행한 이번 캠페인은 특유의 저돌적 시각과 원초적이면서도 직설적인 시선이 가득하다.

7) LOUIS VUITTON
2024 프리폴 의상에 담긴 위트, 그리고 대담한 상상력으로 완성한 조형물의 조화.

8) BOTTEGA VENETA
마티유 블라지의 조용한 럭셔리의 힘이 느껴지는 캠페인 컷. 오직 의상과 모델의 존재감에 집중했다.

9) TOD’S
이번 2024 프리폴 시즌 토즈 캠페인 중 단연 눈에 띄는 흑백 컷들.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 특유의 여유로움이 느껴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2. 꾸꾸시대

각자의 커스텀이 더 중요해진 시대, 내가 내 방식대로 패션을 꾸밀 수 있는 방법들.

1) 더블렛(Doublet)

아이돌과 유명인을 응원하는 ‘Oshi’라는 팬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더블렛의 뉴 시즌. 포토 카드를 비롯해 굿즈 인형, 키링 등 팬 상품이 가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인싸 덕후들이라면 두 팔 들어 환영할 패션!

2) 미하라 야스히로(Mihara Yasuhiro)

2025 S/S 시즌 새 컬렉션 ‘Persona Part Five’에서 선보인 옷에 스티커를 붙이는 스타일링. 넉넉한 데님 팬츠나 워크 셔츠, 집업 후디에 귀여운 스티커를 마구 붙이고 등장했는데, ‘꾸꾸’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닐지.

3) 프로토타입스(Prototypes)


취리히 기반 브랜드 프로토타입스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스텐실 키트나 전사지를 이용한 ‘Proto DIY’를 통해 업사이클링 옷에 손쉽게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3. 섹시백

‘더, 더, 더’를 외치는 남성들의 노출 패션 트렌드.

“짧은 반바지를 입은 남성들의 열혈 지지자입니다.” 최근 섹시 아이콘이자 구찌 뮤즈로 활동 중인 폴 메스칼이 2025 S/S 구찌 쇼에서 언급했다. 아닌 게 아니라, 구찌 쇼의 46개 룩 중 42개가 짧은 반바지였고, 그중에는 상의를 생략한 모델도 있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남성 럭셔리 패션은 짧은 반바지, 깊은 네크라인, 크롭트 톱, 범스터가 주도하며 노출을 맘껏 향유하는 듯하다. 한편 트로이 시반은 최근의 월드투어에서 범스터 팬츠를 입은 채 댄서와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이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2025 S/S 시즌 남성 쇼를 보면 이 트렌드가 얼마나 폭발적인지 알 수 있다. 프라다에서는 미드리프, 돌체앤가바나에서는 깊은 네크라인, 시어한 폴로 톱, 모스키노에서는 오픈 셔츠가 공개됐다. 지난 시즌에는 아크네 스튜디오, LGN 루이스 가브리엘 노우치에서 로라이즈 팬츠, 팬티, 컷아웃, 시어한 점프슈트를 목격한 바 있다. 이렇게 섹시한 남성복의 유행은 레드카펫과 대중문화가 더 섹시하고 과감한 문화를 기대하기 때문일까? 그렇게 서로 기대에 부응하고 선도하고 응원하며 나타나는 현상일까? 우상인 셀러브리티가 선보이는 짧고 시원한 스타일링은 사람들이 그 트렌드를 더 쉽게 시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특히 기성세대의 엄격한 기준을 지키는 데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는 스타일의 새로운 개념을 탐구하기를 원하며, 더욱 자유롭고 당당한 스타일을 개척하고 있다.

4. 속 보이는 신발

드러냄의 계절에 시스루 패션이 빠질 수 없는 법. 올여름 패션 레이더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발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흡사 양말 같아 보이는 이 ‘속 보이는 신발’은 페디큐어의 컬러를 드러내는 등 신는 재미를 더하며 지난봄부터 꾸준히 길거리에서 목격됐다. 알라이아와 더 로우를 필두로 초기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피시넷 발레리나 슈즈, 삭스 발레 플랫 형태가 주를 이뤘는데, 점차 뮬, 부츠 등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 중이다. 크리스털을 더한 섬세한 감각의 케이트, 흰색 스파이크를 장식한 우아한 알라이아 그리고 보테가 베네타와 토템처럼 신축성이 있는 니트 소재로 확대되는 점 역시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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