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이루어진 올림픽 출전 인원이더라도, 빛날 별은 반드시 빛난다.
생애 첫 하계 올림픽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단의 눈부신 활약을 기원하며,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파리 올림픽에서 만날 떠오르는 샛별 여섯을 소개한다.
1. 박태준(2004년생) | 태권도

목표로 삼은 건 반드시 이뤄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지금껏 박태준의 경기가 증명했다. 장준을 상대로 6전 6패로 열세를 보인 그는 파리 올림픽 선발전을 앞두고 기본자세를 반대로 바꾸는 파격적인 전략을 택했다. 늘 왼발을 앞에 두던 선수가 오른발을 앞에 두니 상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독기 넘치는 그의 승부욕 덕에 양발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났다. 선배 ‘태권 V’ 이대훈에게 특급 훈련까지 받았다는 후문. 올해 여름, 떠오르는 ‘신형 태권 V’의 화끈한 플레이가 기대되는 이유다.
2. 김민섭(2004년생) | 수영

언제부터 한국이 수영에서 금빛 레이스를 기대하게 되었을까.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챔피언 소식이 잇달았다. 그중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한 선수가 바로 김민섭.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세계 기록을 보유한 헝가리 선수 크리슈토프 밀라크보다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심지어 이 기록은 자신이 대표 선발전에서 갈아치운 한국 신기록 1분 54초 95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파리에서의 모습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올림픽을 발판 삼아 마린 보이 계보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한 선수다.
3. 박혜정(2003년생) | 역도

크게 심호흡을 한 후, 169kg짜리 바벨을 번쩍 들어 올리고는 차분히 인사하는 앳된 얼굴의 선수. 박혜정은 한국 역도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장미란 이후 13년 만의 기록이다. 올림픽 전초전과도 같은 2024 국제역도연맹 월드컵에서는 합계 296kg을 들어 올렸다. 한국 신기록까지 세우며 안정된 상승 궤도를 탔다. 역도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샛별이 포디움 꼭대기에서 반짝이기를.
4. 임시현(2003년생) | 양궁

효자 종목답게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임시현.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여자 리커브 단체전은 물론, 혼성전과 개인전 금메달까지 휩쓸었다. 실력은 슛오프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에서 나온다. 비결은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는 것.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여자 양궁 단체전은 10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역사적인 순간을 앞둔 임시현의 팽팽한 활시위에 더욱 시선이 가는 이유다.
5. 반효진(2007년생) | 사격

천재는 단숨에 두각을 드러내는 법. 고등학교 2학년 반효진은 총을 잡은 지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게 끝이 아니다. 경험을 쌓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뜻밖의 1위 달성. 올해 본선 턱걸이로 올라온 뮌헨 월드컵 사격대회 결선에서는 10m 여자 공기소총 부문 은메달을 따냈다. 신동이라는 말 외에 떠오르는 말이 없는 경기를 보여준 반효진은 이제 메달권 진입을 위해 독하게 마음먹었다. 매번 예상을 뒤집는 그녀가 올림픽에서도 시원한 총성을 울리길 기다려본다.
6. 우빛나(2001년생) | 핸드볼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 종목은 축구도, 농구도 아닌 여자 핸드볼이다. 대표팀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재현해내겠다는 각오로 뭉쳤다. 그중 우빛나는 파워풀한 중거리 슛과 스피드를 모두 겸비한 선수다. 170cm가 넘는 큰 키로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맡아 좋은 기량을 보여왔다. 그 덕에 2020년 여자 실업 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번이야말로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좋은 기회라고 말하는 그녀가 이번 올림픽의 주역이 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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