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방콕인가

권은경

당신이 태국에 대해, 방콕에 대해 웬만큼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곳은 또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여행자를 맞이한다.


세계 유수 호텔들의 도시인 방콕에서 최근 가장 핫한 성지로 자리매김한 이름은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이다.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이 위치한 킹 파워 마하나콘의 꼭대기 층. 노란색 외관의 바 ‘스카이 비치’를 즐기며 방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 로비.

‘루프톱, +314M, 가장 높은 방콕’. 태국 방콕의 상징적 건물 중 하나인 ‘킹 파워 마하나콘’의 꼭대기에 이르면 이런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땅을 딛고 멀리서 바라본 건물이 위용과 재치를 동시에 내뿜는 인상이라면, 78층 위 최정상 ‘스카이 워크’에서 바라본 세상은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거슬릴 게 없다. 360도 파노라마 뷰로 눈을 정화하며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루프톱 바 ‘스카이 비치’가 자정까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저 전망대라고 하기엔 쿠션감 좋은 소파와 스툴 등 좌석 수가 넉넉해 친절함마저 느껴진다. 이곳에서 나의 좌표는 햇볕도 바람도 고스란히 와닿는 ‘하늘 바로 아래’.

작년에 오픈해 빠르게 방콕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호텔,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The Standard, Bangkok Mahanakhon)’이 바로 이 킹 파워 마하나콘에 위치한다. 더 스탠더드 호텔의 정신은 흥미롭게도 ‘일반적이지 않음(Anything But Standard)’인데, 누구든 호텔로 향하는 입구에서부터 그 점을 알아챌 것이다. 그래픽 패턴, 다양한 오브제와 색상, 사이사이 두드러진 트로피컬 무드 등은 이제부터 재미난 탐험이 시작될 거라는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객실 타입 중 ‘발코니 스위트’와 ‘스탠더드 킹’. 경쾌하면서 럭셔리한 하이메 아욘의 터치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현재까지 방콕에서 최고층 건물인 킹 파워 마하나콘. 특이한 외관 때문에 ‘픽셀 타워’ 혹은 ‘테트리스 빌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레스토랑 ‘오호’는 어워드 수상 경력자인 쉐프의 개성 있는 멕시칸 다이닝과 스펙터클한 전망을 제공한다.

이 호텔이 품은 흥미로움을 함축적으로 말해줄 한 단어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하이메 아욘이다. 한국에서도 더 현대 대구의 ‘더 포럼 바이 하이메 아욘’으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었듯 세계 곳곳에 공간으로 마법을 부리는 그는 더 스탠더드의 디자인팀과 협업해 도심 속 특별한 휴양지를 완성했다. 155개 객실과 스위트룸을 보유한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 곳곳에서 하이메 아욘의 부지런한 손재주와 특유의 장난기를 목격할 수 있다. 이를테면 복도에 깔린 카펫에 새겨진 율동감 있는 드로잉, 정면이 아니라 반대편 거울을 향해 놓인 조각상 등이 그렇다. 경쾌한 원색을 비롯해 다양한 색과 갖가지 디자인적 요소를 부려놓으면서도 인테리어에서 정제된 럭셔리함을 연출하는 건 하이메 아욘의 특기다.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이 방콕에서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큰 이유 중 하나는 개성 넘치는 다이닝 공간들에 있다. 여행자에겐 그저 호텔 안에서만 며칠을 보내도 좋은 곳이고, 도시인에겐 객실에 머무는 목적이 아니어도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리셉션 데스크와 KWON같은 층에 있는 ‘더 파를롤’은 태국 음식을 소개하는 레스토랑이면서 각종 음악과 토크 클럽, 워크숍, 점성술 수업, 라이브 공연 등이 열리는 호텔의 허브다. 밤이면 넓은 디제이 룸에서 음악이 울려 퍼져 약간 클럽 느낌도 나는데, 영업을 마친 고요한 새벽에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만은 커다란 소리로 흘러나온다(나미의 훵크 곡 ‘허수아비’가 흐를 때는 어찌나 놀랍고 반갑던지!).

76층에 자리한 ‘오호’는 태국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멕시칸 요리를 선보인다. 킹 파워 마하나콘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이니만큼 파노라마 뷰를 보장하는 실내석과 야외석 및 독창적인 칵테일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아메리칸 다이닝으로 질 좋은 스테이크를 제공하는 ‘더 스탠더드 그릴’에 입장할 때는 잠시 바닥을 주목해도 좋다. 질감이 느껴지는 바닥 전체에 무수한 페니 동전이 깨알같이 박혀 있으니. 사과나무로 훈연한 베이징덕과 엄선된 재료로 요리한 광둥, 베이징, 사천 음식을 애정한다면? ‘모트 32’를 지나치긴 아쉽다. 서울에서 이 메뉴를 맛보려면 훨씬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하니까. 물론 각종 요리를 맛보며 꽉 찬 위장에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면, 점심은 건너뛰고 ‘티즈’에서 애프터눈 티와 ‘단짠’의 밸런스가 훌륭한 디저트로 대신하길 권한다. 공간 디자인은 20세기 초 사교의 장이었던 빈의 카페를 모티프로 했다고 한다. 클래식한 티 룸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차원에 빨려 들어갔다 이 시대에 안착하면 이렇게 생겼을까?

환상적이고 재밌는 공간에서 유쾌하게 디저트와 차를! ‘티즈’의 풍경.

태국에서 더 스탠더드 호텔은 방콕뿐 아니라 과거 왕족들이 호화로운 휴가를 보내던 해변 휴양지, 후아힌에도 있다. 몰디브나 이비사 지점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지역에서도 호텔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더 스탠더드는 이를 발판 삼아 멜버른과 싱가포르에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 확장을 추진 중인 만큼, 한국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워낙 매력적인 호텔이 많기로 유명한 방콕에 ‘일반적이지 않은’ 바이브를 즐길 수 있는 럭셔리 호텔이 등장하고, 그 호텔이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에게 핫한 장소로 등극했다는 것. 이는 방콕이라는 도시의 가능성과 더불어 더 스탠더드 호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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