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패션 모험 지도, Summer24 보테가 베네타 컬렉션

명수진

Bottega Veneta SUMMER24 컬렉션

대지와 바다를 연상케 하는 지오메트릭 패턴, 손으로 직접 짠 풍부한 양감의 니트와 위빙과 테슬, 관습을 탈피하여 비정형적이면서도 유기적인 형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보테가 베네타의 놀라운 장인 정신!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패션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보테가 베네타의 베뉴는 동화 같은 일러스트로 채워졌다. 바닥의 타일 위에 놓인 물고기, 새, 펭귄 등이 그려진 가상의 세계 지도 같은 일러스트는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 클레어 데탈란테(Claire Detallante)의 작품으로 일러스트 안에는 미티유 블라지의 검은색 반려견도 숨어 있었다. 마티유 블라지는 백스테이지에서 ‘어린 시절 콘푸레이크 박스의 뒷면에 그려진 여행 지도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넥타이를 매고 코트를 입고 출근하는 것 같은 모습의 모델은 커다란 백에 신문, 지도, 옷 같은 것을 주렁주렁 꼽고 언제라도 마음먹으면 모험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부터 쇼 스타일링까지 직접 하고 있는 마티유 블라지는 ‘육체적인 여행이면서 동시에 마음속의 여행’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남미, 동남아시아, 러시아, 프랑스, 시칠리아까지 마티유는 태양 아래 모든 대륙의 드레스에서 자유롭게 영감을 가져왔다.‘ 그것은 가능성의 세계였다. 우리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옷을 입는 방식을 살펴보고 이를 혼합하여 새로운 세상에 다른 영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오프닝을 연 블랙 롬퍼를 입은 여성 모델의 빅 백에 보테가 베네타의 지난 시즌 컬렉션인 화이트 가죽 베스트와 페이크 데님 레더 팬츠를 꼽아 쇼의 ‘연속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도 관객을 미소 짓게 만들었던 이스터에그! 파워 프린지와 거대한 폼폼을 장식한 네트 드레스는 오트 쿠튀르를 방불케하는 예술작품으로 보테가 베네타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를 완성했다.

오렌지, 그린, 살몬 등 다채로운 컬러, 풍부한 소재 질감, 고정관념을 탈피한 테일러링까지, 놀랍도록 창의적이었던 컬렉션이었지만 아이템 하나하나가 일상에서도 입어보고 싶도록 했다. 모두가 브랜드의 DNA를 강화하며 브랜드의 매출 그래프를 우상향으로 돌려놓기 위해 여념이 없는 불황의 시절, 마티유 블라지의 꿈꾸는 소년 같은 예술가의 면모는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Bottega Veneta 2023 F/W Collection

Bottega Veneta 2023 S/S Collection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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