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가득한 낭만주의 24SS 보라 아크슈 컬렉션

명수진

Bora Aksu 2024 S/S 컬렉션

지난 두 시즌 동안 60초 묵념의 시간 – 2023 S/S 시즌에는 타계한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애도, 2023 F/W 시즌에는 터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자를 위한 애도 – 으로 컬렉션을 시작했던 보라 아크슈. 2024 S/S 시즌에는 디자이너의 고향인 터키의 영감과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기억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디자이너는 최근 이스탄불을 여행하며 자신의 고국인 튀르키예의 미학에 매료됐다.

컬렉션이 열린 베뉴는 런던 블룸스베리(Bloomsbury)에 있는 굿이너프 컬리지(Goodenough College). 날씨도 화창한 런던 패션 위크의 주말, 캠퍼스의 정원 풍광 사이로  튀르키예의 전통 모자인 페즈(Fez)를 쓰고 에스닉한 블랙 컬러 플라워 프린트 블라우스와 팬츠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며 컬렉션이 시작됐다. 튤, 오간자, 타프타, 레이스, 크로셰, 리본, 피터팬 칼라, 베이비돌 실루엣 등 보라 아크슈의 시그니처 스타일에 오스만 제국의 화려함이 더해졌다. 빈티지 플라워 프린트와 이즈니크 타일(Iznik Tiles) 패턴을 넣은 튤과 오간자 소재가 레이어링 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냈다. 또한 디자이너는 어린 시절, 에게해 연안에 있는 이즈미르(Izmir) 집에서 어머니와 할머니가 니트를 뜨고 있는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로 보라 아크슈의 어머니는 의사이면서 자신의 스타일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직접 의상을 만들거나 리폼을 해서 스타일링할 정도로 개성이 강했고, 할머니는 크로셰 뜨개질 전문가였다. 컬렉션 내내 핸드메이드 스타일의 크로셰가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했고, 주요 액세서리였던 튀르키예 전통 페즈(Fez) 모자는 어머니가 짠 미완성 담요를 업사이클링 하여 만든 것.

보라 아크슈는 컬렉션을 마친 뒤 ‘이번 시즌 작업은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다. 뿌리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에 새로운 눈으로 이스탄불을 바라보고, 가족들이 만든 수공예품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 추억으로 여행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Bora Ak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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