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들의 룩이 궁금하다면, 24SS 3.1 필립 림 컬렉션

명수진

3.1 PHILLIP LIM 2024 S/S 컬렉션.

2019년, 컬렉션 휴식을 선언한 필립 림은 그간 다양한 탐험을 해왔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컬렉션을 간소화 – 2021년 리조트 컬렉션은 이전 시즌의 33개 룩을 대폭 줄여 16개 룩으로 선보였다 – 하고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을 늘렸다. 또한 반-아시아 혐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소셜 미디어에서 #StopAsianHate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4년 만에 뉴욕 패션 위크 복귀 컬렉션을 치른 3.1 필립 림은 2024 S/S 컬렉션이 ‘단지 패션에 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한다. 컬렉션은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열렸고, 4명의 동양인 모델이 차례차례 오프닝에 등장했다. 모델은 중국인들이 일상에서 흔하게 신는 앞코가 둥근 슬리퍼를 신은 모습이었다. 필립 림은 이처럼 치열하게 아시아계 미국인이자 뉴요커로서 자부심을 표현하며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컬렉션은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한편의 러브레터 같았다. 섬세한 시스루 소재에 금속 조각을 장식한 파스텔 옐로와 바이올렛 컬러의 오프닝 룩은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 블랙과 아이보리 컬러의 데일리 룩과 뉴욕의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패턴의 스카프 드레스가 등장했다. 파티를 즐기지만 대체로 워커홀릭인 뉴요커들을 위해 파자마 스타일의 원마일 웨어와 중성적인 카키 브라운 컬러의 워크웨어 등을 균형감 있게 선보였다. 예전에는 크게 부각한 적 없었던 이브닝 웨어도 신중하게 가미되었다. 양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캐미솔, 브라 탑이 내장된 세련된 재킷 등 3.1 필림 림만의 독창적인 모듈식 아이템은 도시 생활에 기능적이면서도 유쾌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저녁에는 파티를 즐기는 뉴요커들의 삶을 그대로 투영된 모습!

필림 림은 쇼 노트를 통해 ‘뉴욕이 다양한 자극과 문화를 포용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조화시키고 기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컬렉션이 ‘세계의 수도인 이곳 뉴욕에 대한 찬가!’라며 ‘이번 컬렉션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만의 뉴욕 유니폼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3.1 Phillip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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