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나를 구별하고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중 향수만큼 나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매체가 있을까.
Cheer Up
가볍고 산뜻한 과일과 풀의 향은 밝고,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베르가모트, 라임, 오렌지, 레몬 등 상큼한 과일을 떠올려보자. 상큼함이 느껴지는 시트러스 계열은 우울한 기분을 빠르게 전환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해준다. ‘훅’ 치고 들어오는 발랄함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땐 페퍼민트, 로즈메리, 세이지 같은 허브 향이나 녹차 향을 권한다. 너른 들판에서 바람을 타고 올 것 같은 싱그러운 초록빛 향료는 정신을 맑게 하고 긴장감을 풀어준다. 그런가 하면 씨솔트, 해조류처럼 짭짤하고 워터리한 아쿠아 노트는 기분 좋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배, 사과 등 제철 과일 향을 선택, 특유의 친근함으로 다가서기 쉬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1.Jo Malone London
잉글리쉬 페어 앤 스윗 피 코롱
과수원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초록빛 서양 배의 신선한 향을 그대로 담았다. 스위트피 꽃과 화이트 머스크 향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100ml, 22만원.
2. Ralph Lauren
폴로 어스
활기찬 베르가모트와 그린 만다린에 라벤더 향을 은은하게 더했다. 베티베르와 제라늄으로 마무리되는 푸르고 촉촉한 숲속의 향. 100ml, 13만6천원.
3. Guerlain
아쿠아 알레고리아 오드 유즈 포르테
톡 쏘면서도 씁쓸한 유자 향이 두드러진다. 상큼한 향 사이로 이와 상반되는 묵직한 오드우드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는 향수. 125ml, 27만원.
4. Van Cleef & Arpels
떼 아마라
베르가모트와 페퍼민트의 상쾌한 노트가 차밭에서 산책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뒤를 잇는 로즈와 시더우드 노트가 깊이감을 더한다. 75ml, 21만8천원.
Bon Voyage
강인함을 표현하고 싶은 어른 남자를 위한 향도 있다. 대표적인 레더리 노트는 터프한 가죽 재킷을 입고 할리데이비슨을 탈 것처럼 거칠고 육감적이다. 수백 년은 됨직한 나무와 이에 서식하는 축축한 녹색 이끼, 개척되지 않은 대지로 이루어진 울창한 정글 숲향도 강렬함을 표현하기에는 그만이다. 사이프러스, 시더우드 등의 우디 노트는 다른 노트에 비해 활기차면서도 묵직하다. 이러한 나무 밑동에 서식하는 떫고 쓴 오크모스와 흙 내음이 느껴지는 베티베르, 파촐리는 야생 그 자체! 연기가 자욱한 인센스와 매캐한 담배 향 역시 특유의 건조함으로 선굵은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설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를 표현한 날카로운 향은 두려움을 모르는 모험가를 연상시킬 것.
1.Montblanc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모험의 기운이 깃든 흙과 자몽, 클라리세이지의 활기찬 향의 조화. 알래스카 시더우드와 이끼 향이 더해져 산과 빙하의 장엄함을 전한다. 100ml, 13만5천원.
2.Longtake
샌달우드
흙내음을 머금은 유칼립투스, 샌들우드와 시더우드가 어우러져 깊은 숲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 그 사이로 라임과 민트 향이 짜릿한 매력을 발산한다. 30ml, 5만7천원.
3.Diptyque
레 몽드 드 딥티크 (라 포레 레브)
멕시코 정글의 이국적인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캔들. 미지의 열대 꽃과 갈바눔 등 다양한 꽃 향이 한데 모여 열대우림을 향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270g, 37만1천원.
4.Moncler
레 소메 몽클레르 르 세드르 블루 홈 프래그런스
시원한 블루 시더우드 향을 맡자마자 상상되는 깊은 산속 가옥의 풍경. 인센스와 머스크, 오크모스 향과 결합해 신선함이 배가된다. 100ml, 15만1천원.
5.Penhaligon’s
포션 앤 레미디 오 디 오데시티
감미로운 오렌지꽃 향과 대비되는 레더, 블랙 페퍼향의 조합. 차분한 인센스향이 우울한 감정을 다스리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일명 자신감의 물약. 100ml, 34만7천원.
- 에디터
- 천나리, 김가람
- 포토그래퍼
- 윤송이
- 모델
- 채종석
- 스타일리스트
- 김예진
- 헤어
- 안미연
- 메이크업
- 이봄
- 어시스턴트
- 오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