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이 된 제인 버킨

노경언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

제인 버킨이 76세의 나이로 영원히 눈을 감았다.

파리 자택에서 숨진 채 간병인에게 발견된 그녀는 지난 2021년 9월 가벼운 뇌졸중을 앓고 나서 그해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올해 3월 콘서트가 잡혀있었으나 어깨뼈를 다치면서 복귀를 미룬 바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제인 버킨은 영국 런던 출신. 22세의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건너가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지금껏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준 아이콘 중 하나다. 배우자 세르주 갱스부르부터 그녀의 두 딸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루 두아이옹 모두 프랑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그녀의 가족부터 그녀가 입는 옷, 즐겨 찾는 장소는 모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곤 했다.

젊은 시절 늘 고수하던 긴 생머리의 뱅 헤어, 히피 무드의 부츠컷 데님, 라탄 백, 메리제인 슈즈… 그녀를 떠올리면 절로 그려지는 아이템들은 지금껏 수많은 ‘제인 버킨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기타를 치며 노랫말을 낮게 읊조리는 우아한 목소리는 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아우라를 갖고 있었다.

프랑스 문화부는 트위터에 버킨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버킨이 프랑스 거장들과 함께한 작품으로 영원한 프랑스어권의 아이콘으로 남았다”고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역시 “우리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로 노래한 버킨은 프랑스의 아이콘”이라며 그녀를 추모했다.

이제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게 됐지만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은 기억 속에서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마냥 슬퍼할 일만은 아니리라.

프리랜스 에디터
노경언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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