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보이’ 이강인의 남다른 클라스

우영현

지금, 이강인이 멋지게 느껴지는 이유

이강인의 미친 행보

하루가 다르게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서 이강인의 이름이 무척 뜨거워지고 있다. 스페인 리그 마요르카 소속인 이강인이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적 합의를 마쳤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중이다. 유럽 명문 구단 PSG는 노는 물이 다르다. 프랑스 리그 우승은 당연한 일이고, 유럽 정상이 타깃이다. 나날이 기정사실화되는 이강인의 이적 소식에 축구 팬들은 차오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공식 발표만 남은 분위기인데 만약 성사된다면,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성과 비견할 만한 대형 사건이다.

이강인 옆에 네이마르, 음바페?

PSG에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들어 봤을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공격을 이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두 명이나 보유한 것이다. 직전 시즌에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그들과 삼각 편대를 이뤘다. 그야말로 ‘꿈의 조합’. 비록 메시는 떠났지만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네이마르가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를 찢은 뒤 공을 건네받은 이강인이 택배 크로스, 이걸 골로 마무리하는 음바페라니! 여담이지만,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과의 16강전 후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커리어 하이!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은 홀로 공격을 이끌다시피 했다. 중소 구단인 마요르카는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는데 이강인이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팀을 중위권에 안착시켰다. 이강인이 거둔 6골, 6도움은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만약 상위 레벨의 팀에서 뛰었다면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죽하면 이강인이 다 만든 골 찬스를 마요르카 동료들이 걷어차 버려도 뭐 그러려니 했을까. 그런 까닭에서 ‘골 넣는 기계’들이 즐비한 PSG행이 몹시 기대된다.

세계가 인정한 골든 보이

이강인의 전성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폴란드에서 개최된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의 결승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아쉽게 우크라이나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한 이강인은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월드 클래스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때 이강인의 나이는 18살. 대표팀 내 막내였지만 “축구 잘하면 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8살 나이에 골든볼을 수상한 건 마라도나, 메시, 이강인을 비롯해 8명뿐이다.

왕년의 슛돌이

이강인의 첫 전성기를 꼽자면 7살 무렵일 거다. 2007년 축구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슈퍼 떡잎’을 증명했다. 이강인은 미취학 아이들로 꾸린 축구팀의 주장을 맡아 노련한 경기 운영과 ‘마르세유 턴’, ‘라보나킥’ 등 나이를 뛰어넘는 고난도 개인기를 선보이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날아라 슛돌이>는 이강인의 쇼케이스 무대였다. 4년 뒤, ‘슛돌이’는 스페인으로 날아가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해 일찌감치 유럽 무대에 뛰어들었다.

축구 인생의 쓴맛

이강인은 부침도 겪었다. 발렌시아 연령별 유스팀을 거쳐 만 17세에 1군 데뷔전을 치르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1년 뒤, 첫 선발 경기에서 터뜨린 데뷔골은 당시 구단 역대 외국인 선수 최연소 득점이었다. 이때만 해도 스페인 리그에서 대형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점점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강인의 기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팀 전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경기 출전을 원했던 이강인은 10년간 몸담았던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이때 이적료 없이 방출되다시피 했던 이강인은 PSG로 옮기면서 마요르카에 약 310억원의 이적료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윈윈’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브라보 이강인!

일찍이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렸던 이강인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의 현재’로 거듭났다. 그 성장에는 굴곡의 드라마가 있다.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줄곧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강인은 본선 무대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었다. 또 발렌시아에서 많이 뛰지 못했지만 마요르카 이적 후 2년 만에 유럽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이건 재능만으로 쟁취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까지 이강인은 외로운 싸움과 담금질을 몇 번이고 반복했을 것이다.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지만, 지금의 이강인이 멋지고 대단하게 느껴지는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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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kanginleeoficial, @thekfa, @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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