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2024 S/S 맨즈 컬렉션
에르메스 2024 S/S 맨즈웨어 컬렉션은 1939년에 지어진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 팔레 디에나(Palais d’Iéna)에서 열렸다. 빛이 가득 들어오는 메인 홀을 배경으로 에르메스는 무더운 여름날을 영화처럼 멋진 한 장면으로 바꿔줄 컬렉션을 선보였다.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 자락처럼 은은한 컬러와 가벼운 구조와 얇은 소재가 매력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로 레이어링 됐다. 무려 1988년부터 에르메스 맨즈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한 베로니크 니샤니안(Véronique Nichanian)의 내공과 침착함이 돋보이는 컬렉션이었다.
은은한 격자무늬의 시스루 셔츠와 그레이 팬츠로 오프닝을 연 에르메스 컬렉션은 시어서커 재킷, 레이어링 하기 좋은 거즈 소재 탱크톱, 소담스러운 니트 베스트, 시크한 집업 셔츠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스카프로 만든 트윌 셔츠와 버킷 햇이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아노락, 베이스볼 점퍼, 피셔맨 재킷 등 스포티브한 아이템은 약간의 볼륨감 혹은 구겨짐이 있는 경량 소재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블루, 그린, 브라운 색조의 은은한 컬러 팔레트가 오랜 고전 영화처럼 여름의 고상함을 더했다.
에르메스 컬렉션 특유의 우아함의 포인트는 요소요소에서 발견됐다. 니트 폴로는 네크라인 절개를 가슴 끝까지 길게 내리고 카디건을 더해 우아함을 극대화했고, 시어한 더블 버튼 재킷은 가볍게 네크라인을 오픈한 셔츠와 스타일링하며 여름 남자 패션의 정석을 보여줬다. 한편, 면, 리넨, 양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쇼트 팬츠를 선보여 남성의 다리 라인을 노출한 것 또한 인상적! 베로니크 니샤니안은 여성들도 종종 짧은 치마를 입는 계절에 남성들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공평하다며 남성 반바지를 더 짧게 디자인했음을 밝혔다. 핸드메이드 스트라이프 니트 풀오버, 아노락, 레인코트 등과 매치한 남성용 쇼트 팬츠는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송아지 가죽 플랫 샌들, 더블 가죽 벨트, 트윌 소재 넥타이 등 시그니처 액세서리가 여름 스타일링에 묘미를 더했고, 다양한 가방 컬렉션 – 빅 사이즈 버킨, 토트, 호보, 힙색과 네트 백까지 – 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을 터!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Her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