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ai 2023 F/W Mens Collection

명수진

사카이 2023 F/W 맨즈 컬렉션

파리 3구에 위치한 까로 뒤 템플(Carreau du Temple). 지붕이 있는 시장이었던 이 공간은 파리 패션위크 마지막 날, 사카이 2023 F/W 컬렉션을 위해 검은색의 무대로 탈바꿈했다. 영감의 원천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2014년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작곡한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트랙이 흘러나오며 컬렉션이 시작했다. 오프닝을 연 블랙! 원피스, 베스트, 후디에 타이트한 레깅스, 청키한 플랫폼 부츠를 매치한 여성복 시리즈와 미니멀하면서도 건축적인 남성복 시리즈가 온통 블랙 컬러로 등장했다. 1999년 론칭한 이후 24년의 시간 동안 자신의 브랜드를 정상에 올려놓은 디자이너 치토세 아베는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꼼 데 가르송과 준야 와타나베에서 익힌 아방가르드한 정체성과 해체와 조합에 기반한 건축적 디자인이 컬렉션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재킷, 코트, 카디건의 옆면이나 뒷면은 마무리되지 않은 채 오픈되어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사카이를 정의하는 지퍼, 포켓, 하네스, 견장과 같은 유틸리티 디테일이 후드, 푸퍼, 파카, 바람막이, 아노락과 같은 스포츠웨어 요소와 심미적으로 융합되었다. 나일론, 데님, 가죽, 트위드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하이브리드 기능성을 부각했고, 지퍼를 열거나 잠그면 새로운 형태로 변하는 트렌스폼 기술도 언제나처럼 눈길을 끌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했던 서재는 프린트로 등장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에도 언젠가 한 번쯤 입어보고 싶은 ‘옷장’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이 사카이 컬렉션의 가장 놀라운 면이다.

사카이는 활발한 콜라보를 시도했다. 선보인 총 64개의 룩 중 19번째부터 25번까지는 칼하트와 콜라보 한 파카, 니트였고, 나이키 에어 풋스케이프(Air Footscape)를 재해석한 트레킹 스타일의 스니커즈를 칼하트 콜라보 캡슐 컬렉션에 매치했다. 또한 컬렉션의 일부 다운 제품은 몽클레르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것이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Sac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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