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 2023 F/W Mens Collection

명수진

아미 2023 F/W 맨즈 컬렉션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 셋째 날은 아미 컬렉션으로 막을 내렸다. 아미는 지난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보낸 브랜드일 것이다. 전 세계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했고 (그중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매장이 최대 규모)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시즌 3에서 거대 열기구에 아미 로고를 박은 역대급 스케일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처럼 핫한 브랜드가 미래의 컬렉션을 열기 위해 파리 오페라 바스티유(Bastille Opera) 부지를 인수해버린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2011년 아미를 만든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르 마티우시(Alexandre Mattiussi)는 개인적인 이유 – 아버지가 많이 아팠고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 등으로 성공은 깨지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잘 나갈 때 ‘기본으로의 복귀’를 꿈꾼 이유다. 2023 F/W 시즌 아미 컬렉션의 테마는 서곡을 뜻하는 ‘프렐류드(Prelude)’. 알렉산드르 마티우시는 ‘우리 팀원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내가 아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것처럼 대하라고 했고, 이전 디렉터는 해고되었다고도 말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처음처럼 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12년 전 아미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만들고 싶었던 컬렉션을 재현했다. 바닐라, 버터, 베이지, 레몬, 파스텔, 네이비 블루 등 가볍고 산뜻한 컬러 팔레트의 심플한 남녀 슈트와 코트가 대거 선보였다. 그리고 아미의 상징적인 로고를 톤 다운하고 사이즈도 커프스 단추만한 정도로 대폭 축소했다.

최고의 모델이 등장하는 전통은 계속 이어졌다. 피에르 니네이(Pierre Niney), 카를라 부르니(Carla Bruni), 까뜨린느 드뇌브(Catherine Deneuve) 등 최고의 셀럽이 참석하여 컬렉션을 지켜보는 가운데 맬릭 보디안(Malick Bodian), 미카 슈나이더(Mika Schneider) 등 젊은 모델이 마리아칼라 보스코노(Mariacarla Boscono), 오드리 마네이(Audrey Marnay), 앰버 발레타(Amber Valletta), 끌레망 샤베르노(Clément Chabernaud), 콜 모어(Cole Mohr) 등 경험 많은 모델과 나란히 런웨이에 올랐다. 그리고 76세의 배우 샬롯 램플링(Charlotte Rampling)이 네이비 슈트를 입고 피날레를 장식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2022년 1월에는 이자벨 아자니(Isabelle Adjani), 6월에는 오드리 토투(Audrey Tautou)가 피날레를 장식한 바 있다). 마지막 모델의 퇴장 이후에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모세 섬니(Moses Sumney)가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컬렉션을 마무리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아미 컬렉션은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멋이 절로 베어 나오는’ 파리지엔느의 감성을 잘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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