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da 2023 F/W Mens Collection

프라다 2023 F/W 맨즈 컬렉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았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라는 두 명의 걸출한 디자이너가 함께 피날레에 선 그림마저 완벽했다. 프라다는 90년대를 스스로 구가했던 미니멀리즘 철학과 현재를 관통하는 젠더 플루이드한 감성을 담아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컬렉션을 다시 한번 만들어냈다.

컬렉션의 주제는 ‘옷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Let’s Talk About Clothes)’. 컬렉션은 미니멀한 슈트로 시작했다. 재킷 단추의 개수와 위치(투버튼, 쓰리버튼, 싱글 브레스트 등)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슈트의 감성이 흥미로웠다. 허리를 강조하지 않는 일자의 허리 라인, 그리고 발목의 복숭아뼈 위에서 정확하게 떨어지는 팬츠 라인까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자체로 완벽한 프라다 슈트! 여기에 마치 곤충의 더듬이나 날개 부위처럼 뾰족하고 섬세한 탈착식 칼라 장식으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2023 FW 시즌의 분명한 특징과 개성을 만들어냈다. 인비테이션에서 힌트를 준 것처럼 베개처럼 만든 (라프 시몬스는 우주복에서 영감을 받았다지만!) 화이트 베딩 시리즈는 미니멀한 흥미로운 위트를 불어넣었고, 누에고치처럼 둥근 형태의 상의, 아름다운 파스텔컬러의 카디건 시리즈, MA-1 재킷을 오버사이즈로 변형한 봄버 재킷, 한쪽 어깨와 목 라인을 따라 멘 미니백 등 아이템 하나하나가 미학적 완성도와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완벽하게 충족하고 있었다. 한편 소녀풍의 라운드 네크라인 원피스는 젠더플루이드한 시대 감각을 담아낸 아이템이었다.

K-팝 보이그룹 ‘엔하이픈’ 멤버 7명 전원이 다 같이 프라다 컬렉션에 참석했고, 총 7천여 명의 팬들이 컬렉션 베뉴인 ‘폰타지오네 프라다’에 운집하여 뜨거운 이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