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태양이 향한 곳

우영현

태양이 합류했고 전소미와 자이언티도 있다는 더블랙레이블이 궁금하다면.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빅뱅의 멤버 태양과 계약한 데 이어, 루머로 일단락됐지만 블랙핑크의 이적설과 연결됐고, 태양과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함께한 신곡 ‘VIBE’ 발표 소식을 알리며 요즘 가장 핫하게 언급되고 있는 더블랙레이블. 이곳은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룹 원타임 출신이자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 프로듀서인 테디가 수장으로서 정체성을 다져왔다. 더블랙레이블은 빅뱅, 블랙핑크를 비롯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곡 작업을 주도적으로 맡고 있으며, 초창기에는 블랙 뮤직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시도와 신인 발굴을 기조로 삼았다. 하지만 자이언티와 전소미가 이곳의 대표 아티스트란 점에서 짐작되듯 특정 장르를 고집하거나 구애받지 않은 지 오래다. 더블랙레이블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가수 겸 디제이 로렌이 록에 집중하기도 하고, 아역 배우 겸 모델 엘라 그로스가 소속되어 있는 것도 의외의 사실이다.

전소미에게 더블랙레이블 합류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그룹 아이오아이 활동 종료 후 전소미는 당시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차기 걸그룹 멤버 후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이 무색하게 더블랙레이블과 계약했다. 걸그룹이 아닌 솔로 데뷔 계획을 밝힌 전소미는 이듬해 데뷔 싱글 ‘BIRTHDAY’를 발표했다. 이후 ‘What You Waiting For’, ‘DUMB DUMB’, ‘XOXO’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 중에서 세 곡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1억 뷰를 돌파했다) 솔로 뮤지션으로서 능력과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이용진이 진행하는 웹예능에 출연한 전소미가 “회사에 저 밖에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솔로로 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자, 이용진은 번뜩 이렇게 되물으며 낄낄댔다. “악동뮤지션처럼 자이언티와 둘이 나올 수도 있었잖아요?” 음, 그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자이언티는 더블랙레이블의 공식적인 첫 번째 아티스트이다. 합류 전에는 다이나믹 듀오가 소속된 아메바컬쳐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시기 단연코 독보적인 음색과 음악적 영특함으로 이름을 알리던 자이언티는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 <쿠테타>의 수록곡 ‘너무 좋아’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4년 뒤 두 뮤지션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된다. 더블랙레이블 이적 후 자이언티는 정규 앨범 <OO>를 발표했다. 여기에 담긴 ‘Complex’라는 곡에 지드래곤이 목소리를 보탰다. YG엔터테인먼트의 ‘월클’과 더블랙레이블의 ‘1호 아티스트’는 이 곡에서 자조적인 농담을 주고받는다. 자이언티가 “내가 아이돌이었음 좋겠어 / 춤 잘 추고 잘생긴 놈 / 사랑 노래만 쓰면 되니까”라고 노래하고, 지드래곤은 “해솔아 형은 콤플렉스가 없어 미안 / 키작고 말라도 괜찮아 뭐 나니까”라고 응답한다. 거두절미하고 지드래곤이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소리.

최근 더블랙레이블에서 대중과의 접점이 가장 큰 아티스트는 자이언티도, 전소미도 아니다. 소속 프로듀서 겸 디제이 알티는 <쇼미더머니 11>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자신의 존재와 ‘불장난’, ‘뚜두뚜두’, ‘Lovesick Girls’, ‘Pink Venom’ 등 블랙핑크의 여러 히트곡에 참여한 ‘금손’임을 널리 알렸다. 래퍼의 스타일과 엇박자를 낸 비트 선택이 아쉽다는 힙합 팬들의 볼멘소리를 유발했을지 몰라도, 음원 차트로 대변되는 대중적인 코드는 꽤 통했다. 알티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EXID의 멤버 하니, 국악인 송소희, 솔로 가수 안다와 함께 작업한 이력도 있다. 이땐 디제이의 면모가 더 돋보였는데, 과거 더블유와의 인터뷰에서도 프로듀서보다는 디제이로 불리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얼마 전 더블랙레이블의 한 식구가 된 태양의 ‘WAKE ME UP’, ‘LOUDER’를 함께 작업하기도 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으나, 시너지가 기대된다.

더블랙레이블도 ‘걸그룹 천하’에 호기롭게 뛰어들었다. 최근 레이블의 첫 번째 걸그룹 멤버 선발을 위한 오디션 개최를 알렸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오디션 공고 영상에는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빅뱅의 ‘뱅뱅뱅’,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Pink Venom’, ‘Shut Down’, 전소미의 ‘DUMB DUMB’ 등 테디와 레이블 소속 프로듀서들이 만든 곡들이 소개됐다. 레이블에 대한 이보다 더 압도적이고 자신감 넘치며 적절한 자기 소개는 없어 보인다. 얼마 전 블랙핑크가 더블랙레이블로 옮긴다는 이적설 해프닝이 있었는데, 그 사실이야 어쨌든 이곳에서 데뷔하게 될 걸그룹은 블랙핑크와의 비교가 한동안 따라다니지 않을까 싶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theblacklabel, @somsomi0309, @ziont, @rte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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