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본 듯한데. 게임 세계에서 마주친 블랙핑크, 르세라핌, 방탄소년단(BTS).
정규 2집을 발표하고 월드투어 중인 블랙핑크는 그보다 앞서 지난 7월 콘서트를 치른 바 있다. 이때 뻔하지 않은 무대였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블랙핑크는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속에서 메타버스 콘서트를 선보였다. 반짝이는 수송기에서 뛰어내리며 등장한 멤버들의 3D 아바타들이 ‘뚜두뚜두’로 포문을 열며 우주적인 분위기를 내는 가상 공간을 넘나들며 게이머들과 무대를 공유했다. 이어지는 장면들도 번쩍 눈에 들어왔다. 현실의 물리적인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 비현실적인 연출이 함께한 게이머들의 시간을 일시 정지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 자리에서 신곡 ‘Ready For Love’가 최초 공개되어 팬들에겐 여러모로 꿈동산이었을 거다.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멤버들을 닮지 않은 아바타는 시치미 뚝 떼고 봐도 좀 아쉽다. 노래와 안무, 의상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
게임 속 셀럽 캐릭터로 치면 단연 슈팅 게임 서든어택이 압도적이다. 2005년 출시 이후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한 게임 캐릭터를 그 어떤 게임보다 활발하게 선보였다. 서든어택을 거친 이들의 면면을 나열하면 시기별 인기 지표를 펼친 듯하다. 비, 빅뱅, 싸이, 수지, 아이유, 걸스데이… 최근에는 있지,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캐릭터가 출시됐다. 게다가 아이돌 뮤지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당연히 있을 법한 마동석은 물론이고 박보영, 이나영, <펜트하우스>의 김소연, <SKY 캐슬>의 김서형도 게임 속에서 총을 들었다. 최근에는 <수리남>의 황정민, 하정우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마동석이나 <수리남>의 두 인물처럼 특징이 뚜렷한 캐릭터는 실제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반면 아이돌 그룹 캐릭터는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거나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잦다. 이름만 갖다 붙인 걸까 싶은 경우를 보면 아주, 정말…
방탄소년단(BTS)을 향한 러브콜은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간 BTS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이 여럿 출시되거나 개발 시도가 이뤄졌다. 근작들을 보면 게임 속 BTS 캐릭터는 귀여움을 정말 제대로 표현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지난 6월 직접 론칭한 퍼즐 게임 ‘인더섬 with BTS’의 캐릭터는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에 맞춰 만화적인 이미지로 표현됐다. 디자인과 표정 제작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팬들이 알 만한 디테일과 개성을 잘 녹였다는 평가다. 최근 캐릭터 수집형 RPG 게임 ‘쿠키런: 킹덤’이 업데이트한 BTS 캐릭터도 귀여움이라면 뒤지지 않고도 남는다. 시리즈의 상징 격인 쿠키 캐릭터에 일곱 멤버들의 특징을 달콤하고 바삭하게 살렸다. 덕분에 멤버들의 밝은 매력이 극대화됐다. 괴리감을 유발하는 실사화 게임 캐릭터와 비교해 오히려 이쪽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게임은 현실과 꼭 닮지 않아도 될 듯하다. 사람들이 게임에서까지 현실 그 자체를 원하는 건 아닐 테니까.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pubgm_kr, @intheseom_bts, @gingerbrave_dev, 서든어택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