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지 않아도 괜찮아

김소라

연애가 이토록 어려운 이유에 대한 어느 N 연차 솔로의 고백.

연애하고 싶다. 아마도 7년째 이 말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한 연애를 했던 스무 살 후반을 지나 어느덧 서른 중반. 그 사이엔 홀로 쌓아온 겹겹의 시간이 존재한다. 남들에겐 그저 가볍고 일상적인 연애 생활이 내겐 이토록 어렵고 비현실적인 짐 덩어리가 된 것인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있는 요즘이다. 사실 스스로 온전하고 평화롭게 성장해온 내게 연애는 굳이 필요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공연, 여행 등의 문화생활, 맛집 탐방, 자기 계발, 회사 생활 등등 치열하고 촘촘하게 달려온 지난 시간 사이에 굳이 남자 사람 혹은 남자 친구라는 존재를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연애라는 행위가 외로움 하나만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무언가를 함께 나눌 존재 없이도 스스로 잘 달려온 인생이었으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 왜 나는 ‘연애’라는 테마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어쩌면 ‘연애하지 않은 나’라고 쓰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주변에서 하나 둘 짝을 찾아 결혼하는 모습 사이에서 일말의 결핍과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로 연애하지 않는 나는 어딘가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최근 뼈를 때린 누군가의 한 마디가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은 연애야말로 인간에 대한 가장 친밀하고 깊이 있는 연구라는 것, 그리고 그런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이론. 물론 연애라는 감정만이 이런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할 수 있다. 우리에겐 그보다 더 진한 우정도 다른 종류의 사랑도 분명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연애만이 줄 수 있는 섬세하고 내밀한 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연애를 못(안) 하는 사람들에겐 다음과 같은 질문이 비수처럼 꽂히곤 한다. “그래서 무슨 노력을 했는데?” 연애란 무수히 많은 탐색과 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인 걸까? 그렇다면 나 역시도 지난 몇 년간 여러 가지 형태로 실험을 해왔다. 가볍게 잽을 날릴 수 있는 데이팅 앱, 그리고 여기서 용기를 내서 도전한 오프라인 만남, 비슷한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는 커뮤니티, 동호회 활동, 그리고 사내에서도 연애 레이다를 열어 두기(물론 아직까지 시도한 것은 없다.), 여전히 환상 속으로 남겨두고 있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의 영화 같은 만남까지.

물론 이런 시도 가운데 전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3번 이상 만나본 누군가도 있고, 1년 이상 지지부진한 만남을 이어보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혼자가 되었다. 여전히 혼자 영화를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근사한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어색함이 없고 평화로움을 느낀다. 굳이 누가 없어도 늘 온전했고 여전히 그렇다. 나와 비슷한 취향, 가치관, 인생관을 가진 단짝을 만날 수 없어도 괜찮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솔로로 즐길 나의 N 연차 크리스마스, 연말 계획 버킷리스트를 조용히 적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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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김소라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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