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외쳐. 와칸다 포에버!

우영현

전편의 진면목과 성취를 떠올리면 영화 <블랙 팬서>의 두 번째 이야기는 쉽게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준비한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의 기대 포인트.

블랙 팬서 없는 <블랙 팬서>│“2018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 솔로 무비인 <블랙 팬서>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으며 곧바로 후속편 제작에 착수했다. 하지만 2020년 주인공 티찰라 역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이 세상을 떠나며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채드윅 보스만을 CG로 등장시키거나 티찰라 역에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메인 예고편은 와칸다 국왕인 티찰라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로써 영화가 수호자의 부재로 인해 위협을 받게 된 와칸다와 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2대 블랙 팬서의 탄생을 다룬다고 알려진 소문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

여성 캐릭터 어셈블 │“난 세계 최강국의 통치자고 가족 전부를 잃었다. 뭘 더 내놓으란 말인가” 티찰라의 어머니 라몬다 역을 연기한 안젤라 바셋의 외침이 인상적인 티저 예고편은 전작에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들에게 거의 모든 장면을 할애했다. 그들의 역할과 서사가 강조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블랙 팬서의 빈자리를 라몬다를 비롯해 티찰라의 여동생 슈리, 여전사 나키아, 오코예가 이끄는 여성 호위대 ‘도라 밀라제’가 연대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슈리를 연기한 레티티아 라이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여성 캐릭터의 목소리가 더욱 증폭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페이스│<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앞으로 MCU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들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우선 와칸다와 대립각을 세우는 바다 속 세계 탈로칸의 지배자로 ‘네이머’가 등장한다. 1939년 마블 코믹스에 첫 등장한 캐릭터로 수중 세계의 지배자이며 히어로와 빌런 양쪽을 오가며 활약했다. DC 유니버스에서 먼저 선보인 아쿠아맨와 비슷한 구석이 많아 이 둘은 자주 묶여 비교되기도 한다. 2대 아이언맨 ‘아이언하트’도 신고식을 치른다. 마블 코믹스에서 10대 천재 공학도인 리리 윌리엄스는 아이언맨과 비슷한 수트를 제작해 1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인정을 받았다. 토니 스타크가 퇴장한 MCU 세계관에선 어떤 사연으로 합류하게 될지 궁금하다. MCU의 개국공신 아이언맨의 빈 자리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치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음악적인 재능│“<블랙 팬서> 1편은 귀가 다 즐거운 영화였다. 스웨덴 출신 작곡가 루드비히 고란손이 음악을 맡아 힙합과 R&B, 아프리카 전통 악기의 사운드를 조합해 청각적인 즐거움을 더했고,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켄드릭 라마가 참여한 ‘All The Stars’ 또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블랙 팬서> 이후 루드비히 고란손의 인상적인 활약도 두드러졌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에 참여하는가 하면 차일디쉬 감비노와 ‘This Is America’를 선보여 신드롬을 일으켰다. <블랙 팬서> 속편의 음악도 그가 맡았으니, 영화에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리한나는 이번 사운드 트랙에 수록될 ‘Lift Me Up’을 선공개하며 6년 만의 활동 재개를 알렸다.

러닝 타임│전편보다 약 30분 더 길어진 2시간 41분이다. 역대 MCU 러닝 타임으로 따지면 두 번째다. 1위는 당연히 <어벤져스: 엔드 게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 주요 캐릭터들의 피날레를 비롯해 거두어야 하는 이야기가 수두룩했던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은 무려 3시간 1분. 화장실을 다녀올 만한 장면도 없었지만, 화장실 생각을 잊게 만들 정도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도 그런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렇지 않고는 이 정도의 러닝 타임은 엄두도 못 냈을 거다. 오는 11월 9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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