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린 네샤트, 히잡을 벗은 이란 여성들과 함께 서다

전여울

쉬린 네샤트가 전 세계에 전송하는 연대의 작품 ‘WOMAN LIFE FREEDOM’.

Shirin Neshat’s Rebellious Silence, with a poem as a veil. Photograph: © Shirin Neshat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Shirin Neshat’s “Woman Life Freedom” commission at London’s Piccadilly Circus. Image courtesy of Circa and the artist

Shirin Neshat’s “Speechless,” from 1996. Photo: Shirin Neshat Courtesy Gladstone Gallery

지난 9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 붙잡힌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던 아미니의 의문사 사건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 전역에서 많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밖에서 있는 우리는 히잡을 둘러싼 이란의 상황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미니의 죽음 이후 이란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성들이 연대와 지지의 의미로 쓰고 있던 히잡을 벗어 던지거나 길게 길렀던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더블유> 코리아가 지난 해 8월 인터뷰로도 소개했던 ‘서카 아트’(Circa Art)는 아티스트 쉬린 네샤트(@hirin__neshat)와 손을 잡고 ‘WOMAN LIFE FREEDOM’을 선보였다. 이란에서 시작된 운동에 우리도 함께 동참하길 청하는 이 작품은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와 로스앤젤레스의 웨스트 헐리우드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서 상영되었고, 쉬린 네샤트는 예술계에서 활동 중인 동료들과 함께 전 세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1957년 이란에서 태어난 아티스트 쉬린 네샤트는 10대의 나이로 미국 유학에 오른 뒤 지금까지도 이란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망명 아티스트로서 살아가고 있다. 오랜 작품 활동을 통해 쉬지 않고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가능성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 가능성은 그저 깨어나지 않은 채 우리 안에 잠들어 있을 뿐”이라고.

에디터
전여울
박재용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