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측정의 바로미터가 된 예술작품?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지구 온난화 측정의 바로미터가 된 예술작품?

2022-10-21T15:23:12+00:002022.10.25|ART + JEWELRY|

예술가 로버트 스미드슨의 대지미술 작품 ‘나선형 방파제’로 보는 오늘날의 기후 위기.

미국 미술가 로버트 스미스슨(1938-1973)이 남긴 대지미술 작품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1970)는 미국 유타주의 소금호수에 자리한 450m 길이의 거대한 작품이다. 황량한 호숫가에 현무암 6,000톤을 옮겨 만든 이 작품은 가뭄이 들어 물이 줄어들 때만 볼 수 있고, 거대한 크기 탓에 전체 모습은 항공 사진으로만 감상 가능하다. 실제로 작품 설치 2년 뒤인 1972년에는 호수에 잠겨 한동안 작품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지구가 점점 더 뜨거워지면서 ‘나선형 방파제’를 볼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졌다. 2002년에 큰 가뭄이 든 이후로는 계속해서 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상태. 비나 가뭄에 따라 오르내리는 호수의 수면과 상호작용하도록 만들어진 거대한 작품의 성격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변해버린 셈이다. 지금,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이동해 그레이트솔트호에 이르면 ‘나선형 방파제’ 위를 걸어볼 수도 있다.

‘나선형 방파제’는 이제 미술계 안팎의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앙을 알려주는 상징적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스미스슨은 1970년 이 작품을 만들 당시에 호수가 처한 환경 위기를 생각했지만, 호수를 채운 물이 1/3 이상 줄어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작품이 영원히 물 위에 노출될 거라고도 상상하지 않았다. 미술과 예술을 통해 기후 위기를 조명하는 World Weather Network(WWN) 등 많은 단체가 ‘나선형 방파제’를 우리를 향한 일종의 예술적 경고로 해석한다. 지구가 점점 더 더워진다면, ‘나선형 방파제’가 있는 그레이트솔트호가 바짝 말라버릴 날도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