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 Browne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톰 브라운 2023 S/S 컬렉션

컬렉션을 앞둔 디자이너 톰 브라운은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Opéra Garnier)에서 신데렐라 공연을 봤다. 이는 톰 브라운에게 새로운 시즌을 위한 영감을 줬다. 오페라 가르니에가 바로 2023 S/S 톰 브라운 컬렉션의 베뉴가 됐고, 톰 브라운은 신데렐라를 재해석하여 ‘파리 오페라와 신데렐라가 섞인 미국식 무도회’를 테마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도자캣, 제이든 스미스, 메이지 윌리엄스, 에반 모크, 엘라 엠호 등의 스타들이 출동해 화려한 황금빛 쇼장을 더 빛냈다. <왕좌의 게임>의 배우 그웬돌린 크리스티는 신데렐라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대모로 분해 쇼의 오프닝을 열었다. 화려한 몸짓과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등장한 그녀는 향수를 뿌리고 자물쇠를 닦더니 무성 영화의 변사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을 들려줬다. “톰은 짧은 동화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광대같이 도트 무늬로 헤어와 메이크업을 한 모델들이 거대한 볼륨감의 가운과 페티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톰 브라운의 시그니처인 화이트, 레드, 블루의 배색을 시작으로 옐로, 바이올렛, 오렌지, 블루, 브라운, 블랙 등 세상의 모든 컬러가 모두 등장했다. 볼륨 가운의 등에는 미식축구 선수 같은 등번호를 새기고 워킹할 때마다 펄럭거리는 가운의 자락 아래로 양말이 엿보여 톰 브라운 특유의 아메리칸 스포티시즘이 느껴졌다. 총 20벌의 가운을 선보인 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신데렐라는 펑크풍으로 재해석된 모습이었다. 헤어와 메이크업에 적용된 동그라미 패턴이 의상 곳곳에 사용했고, 커다란 리본, 과장된 러플 장식이 남성용 넥타이와 믹스 매치됐다. 강아지를 모티프로 한 프린트와 액세서리, 펑키한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신데렐라보다는 오히려 크루엘라의 당당함이 느껴졌다. 남성용 톰 브라운 셔츠와 팬츠를 입은 배우 미카엘라 제이 로드리게즈가 등장해 호박마차 대신 핑크색 캐딜락을 타고 퇴장하는 연극 같은 퍼포먼스로 피날레를 마쳤다. 쇼 마지막에는 그웬돌린 크리스티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톰 브라운의 세상에선 소년도 소녀도 모두 꼭 맞는 신발을 가진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Thom Brow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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