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의 대변인

W

“피아제와의 인연은 오래전에 시작되었죠. 저야말로 바로 삶의 아름다움, 함께하는 기쁨, 화려함이 더해진 섬세함 등 피아제가 표방하는 가치의 산증인이니까요!” 피아제의 새 캠페인 공개를 앞두고, 올해 1월 하우스의 커뮤니케이션&이미지 인터내셔널 디렉터로 합류한 파트메 랄레(Fatemeh Laleh)와 인터뷰를 나눴다. 피아제가 표방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젊고 새로운 뉴페이스의 등장에 하우스의 비주얼이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된다.

피아제 새 커뮤니케이션 및 이미지 인터내셔널 디렉터로 합류한 파트메 랄레는 이란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보스턴의 터프츠 대학교에서 국제 관계 및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대 초 뉴욕 광고계에서 시작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아디다스, 오스카 드 라 렌타, 돌체앤가바나, 빅토리아 시크릿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강렬한 캠페인과 이미지를 제작했다.

<W Korea> 피아제에 합류한 지 9개월쯤 됐다. 메종에 합류하여 가장 처음 한 일은 무엇인가? 메종의 첫인상은?

파트메 랄레 메종에 합류해 가장 처음 한 일은 하우스의 아카이브부터 훑어보며 그 역사와 헤리티지를 탐구한 것이다. 브랜드 박물관에 보관된 패트리모니 컬렉션(빈티지 제품들)이 가진 대담함과 볼드함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고, 20, 30년 전의 피스일지라도 여전히 모던하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를 현대적인 비주얼로 보여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흥분했다. 우리가 앞으로 구축해갈 것들의 시작점이 될 아카이브가 풍부하다는 점은 분명 크나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아카이브로부터 얻은 영감을 통해 현 세대에 하우스의 정신을 전파할 것이다. 또 창립자의 4대손이며 메종의 정신적 지주인 이브 피아제와 나눈 열정적인 대화도 오래 기억될 귀한 경험이다.

당신은 다국적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산업에서 일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맞다. 난 이란에서 태어나서 미국에서 자랐고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다국적의 배경 덕분에 다채로움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다양한 문화에서 얻은 풍부한 감성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은 최고의 강점이자 내 작업에 특별한 깊이를 준다고 생각한다.

새로 공개된 피아제 뉴 포제션 링 캠페인.

새 캠페인이 공개됐다. 기존 캠페인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다양한 국적의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했나?

첫째로, 피아제 소사이어티(1970, 80년대 이브 피아제를 주축으로 한 사교계 명사들의 모임)의 이미지와 얼마나 조화로운지를 기준으로 생각했다. 피아제 소사이어티는 현대적 아름다움과 감각을 갖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임이었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여 캐스팅한 조지아 팔머(Georgia Palmer)는 매력적인 외모와 케이트 모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모델이다. 시그네 베이테버그(Signe Veiteberg)는 고전적인 매력이 장점이다. 다른 모델도 눈에 띄는 외모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했다. 무슈 이브 피아제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마치 오팔과도 같다.” 한국인 모델 황준영도 있다. 나는 그 또한 피아제 소사이어티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함께 일하고 싶다.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미래로 가져오는 것. 화려하고 풍요롭고 즐거웠던 70년대의 멋진 순간을 함께한 피아제 소사이어티를 오늘에 소환하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워치 혹은 주얼리에만 치중되지 않고 두 사이의 접점을 찾아 피아제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려고 했다.

세계적인 패션 포토그래퍼 미카엘 얀슨, 이미지 메이커 벤자민 브루노와의 협업은 어땠나?

지난 15년 동안 미카엘과 많은 작업을 해왔다. 그는 소중한 친구이자 긴밀한 협력자다. 미카엘과의 작업 결과물은 늘 나를 놀라게 했다. 피아제 메종이 영감을 얻어온 주요 모티프 중 하나로 태양이 있다. 태양의 빛, 따스함, 밝은 에너지. 그의 사진은 마치 태양처럼 밝게 피사체의 성격과 개성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의 색채에는 70년대 사진에 대한 존경심이 스타일리시한 방식으로 담겨 있다. 벤자민은 그가 조나단 앤더슨과 작업하는 걸 눈여겨봤다. 나는 20년 가까이 캠페인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캠페인은 정말 특별했다. 이사회를 비롯한 내부자들에게 캠페인을 처음 공개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들은 모두 박수를 쳤고, 그때의 기분은 말할 것 없이 최고였다.

캠페인 대부분의 의상이 작고한 알버 엘바즈가 설립한 AZ 팩토리의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Z 팩토리와의 협업은 계약 관계가 아닌 친밀한 관계를 통해 이루어졌다. 피아제는 전형성에 제안받지 않은 브랜드이고, 알버 엘바즈의 작품 역시 다채롭고 풍성하면서도 정교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보통의 주얼리, 워치 캠페인 의상은 블랙 같은 안전한 색을 선택하지만 우리는 AZ 팩토리와의 협업을 통해 과감한 컬러를 시도했다. 벤자민 브루노는 알버 생전에 매우 가까운 친구이기도 했다.

컬렉션 중 가장 좋아하는 라인은 어떤 것인가?

단연 포제션 컬렉션 라인이다. 포제션 컬렉션은 ‘터닝’이라는 고유한 디자인 코드로 생동감 넘치고 재치 있는 스타일을 제안한다. 특히 새로운 피아제 팔라스 데코(Palace Décor, 궁전 성벽을 모티프로 한 피아제 시그너처 금세공 기법)가 사용되었다. 팔라스 데코 기법의 포제션 제품은 기계적이리만큼 정교하게 새겨진 음각 덕분에 워치와 주얼리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도 생각한다.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시그너처 기법으로 완성된 포제션 아이콘. 회전과 형태라는 아이코닉한 요소 외에 새로운 팰리스 데코가 적용되어 진귀한 골드에 불규칙한 줄무늬를 새겨 풍부한 빛을 담은 주얼리 컬렉션이 탄생했다.

말처럼 새로워진 포제션 컬렉션이 돋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나?

새로운 포제션 컬렉션 링은 캠페인 속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다뤄진다. 그만큼 중요한, 아이코닉한 대상이다. 기존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제품을 다양한 움직임과 리듬으로 강조했다. 빛, 반짝임, 그림자 등이 모두 구조적으로 배치되게 하였으며, 포제션 컬렉션의 특징인 터닝을 주제로 재치 있으면서 하이엔드의 정수를 함께 담아내려 했다.

“현대에는 브랜드 가치가 문화적 영향을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피아제의 브랜드 가치는 무엇인가?

문화적 영향보다는 문화적 관련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며, 이제는 브랜드나 그 무엇이 영향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서로 공유하는 게 크다. 오늘날 새로운 럭셔리는 무엇을 입느냐보다는, 브랜드의 가치와 헤리티지를 얼마나 알고 함께 공유하느냐에 달려있다. 피아제 소사이어티가 바로 그런 예다. 사람들은 기존과는 다른 계기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거 같다. 보여지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 감성과 무드가 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피아제의 브랜드 가치에는 세 가지 단단한 가치가 있다. 장인 정신과 헤리티지, 창조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기쁨을 나누는(shared joy) 문화다.

타 주얼리 메종과 어떻게 차별화하여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나?

피아제만의 기쁨을 나누는(shared joy) 가치와 호화로움을 강조하여 소통하고 싶다. 앞에서도 언급한 피아제의 세 가지 가치는 이를 가능케 하며, 다른 메종들보다 더 과감해질 수 있는 이유다. 피아제만의 무드와 문화를 미래적으로 재건하고자 한다. 일례로 이번 캠페인 영상과 비주얼에서도 한 명의 모델이 아닌 그룹을 지어 피아제만의 무드와 감성을 담고자 했고, 이는 피아제 소사이어티를 연상시킨다. 또한, 피아제는 워치메이커에서 시작하여 하이 주얼리 메이커로 성장한 브랜드로 거의 유일무이한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강점들도 차별화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하우스에서 가장 성취하고 싶은 목표는?

전 세계의 피아제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우리의 직원과 고객 모두가 피아제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 이 두 가지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사진
COURTESY OF PIAGET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