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쌍둥이 관계’에서 포착한 패션의 자기표현 본성이 컬렉션으로 탄생했다.
2022년 9월 27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이탈리아 밀란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며 새로운 ‘구찌 트윈스버그(Gucci Twinsburg)’ 컬렉션을 공개했다.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는 쌍둥이 관계(twinship)에서 포착한 패션의 자기표현 본성으로부터 특별한 영감을 얻어 이번 컬렉션을 기획했다. 미켈레는 유년시절 어머니와 어머니의 쌍둥이 자매와 함께 생활하며 두 배로 확장된 사랑을 받았다. 이로 인해 마치 서로를 반사하듯 똑같아 보이는 것들에서 매번 아름다움의 아우라를 발견했고, 이를 이번 컬렉션에 반영했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쌍둥이도 아주 미묘한 차이를 갖고 살아가듯, 완벽하게 똑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불가능성이 쌍둥이라는 마법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의복도 마찬가지로, 겉보기에 동일해 보이는 몸에 입혀진 같은 의복일지라도 서로 다른 특성을 발산한다. 즉, 패션은 계속적인 복제를 바탕으로 존재하지만 각자가 뿜어내는 개성의 진정한 표현을 막지 못한다는 미켈레의 생각이 이번 컬렉션을 통해 잘 드러난다. 이는 곧, 쌍둥이 관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실제와 같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켈레는 이를 “유사한 것이 주는 속임수이자, 깨져버린 대칭이 선사하는 환영의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트윈스버그 컬렉션은 이러한 환영의 게임을 통해 원본과 복제본 사이의 관계에 긴장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구찌는 이번 패션쇼에서 트윈스버그 컬렉션의 내러티브를 담아 이중 구조로 구성된 런웨이를 선보였다. 톰 포드 시대의 미니멀한 수트나 관능적인 컷–아웃 디테일이 대담하고 반짝이는 텍스처와 결합되었고, 9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룩들과 실크 쉬폰 드레스 가운, 미켈레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80년대 캐릭터 그렘린(Gremlin) 모티브가 더해진 룩들이 공개됐다. 남성 룩으로는 실험적인 테일러링 실루엣과 트위드 및 섬세한 트리밍 디테일이 돋보이는 클래식한 룩들이 눈길을 끌었다.
패션쇼에는 구찌의 글로벌 앰버서더 아이유 역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이자 뮤지션 아이유는 익스퀴짓 구찌(Exquisite Gucci) 컬렉션의 올오버 GG 그레이 수트와 화이트 실크 GG 크레페 셔츠, 블랙 레더 타이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했으며, 여기에 아이보리 컬러의 구찌 홀스빗 1955 GG 수프림 캔버스 미니 탑 핸들 백과 블랙 페이턴트 레더 로우 힐 펌프스를 매치해 완벽한 구찌룩을 완성했다.
트렌드라는 함정에 빠져 패션이 점점 획일화되어간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본 것은 오히려 개개인의 진정한 특성이었다. 그는 ‘구찌 트윈스버그’ 컬렉션을 통해 패션을 넘어 스타일이라는 관념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제기했다.
밀란 패션위크에 선보인 구찌의 ‘구찌 트윈스버그’ 패션쇼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Gucci.com), 유튜브, 구찌 앱, 네이버 라이브를 통해 송출됐으며, 해당 플랫폼을 통해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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