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매력, 프리미에르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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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의 고동치는 심장이다. 나는 천천히 인생을 즐기는 주얼리 워치다. 나는 자유를 유일한 원칙으로 삼는 스타일이다. 나는 영원한 젊은 주연이다. 나는 프리미에르 워치다. 

여성의 주얼리 워치는 자유와 해방의 물결이 팽배한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지만, 그럼에도 1980년대 워치메이킹의 세계는 여전히 남성적인 코드의 자장 아래 있었다. 1987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샤넬의 프리미에르 워치는 여성이 착용하는 주얼리의 연장선상으로 만든 히든 워치나, 남성 시계를 사이즈만 줄여 만든 스몰 사이즈 시계가 대부분이었던 당시 여성 워치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놀라움의 근원은 바로 디자인에 대한 접근 방식이었을 터. 방돔 광장의 팔각형 구조를 연상시키는 케이스는 N°5 향수의 8각형 스토퍼에서 고안된 것으로, 여기에 블랙 래커 옷을 입혔으며, 샤넬 백에 사용되는 레더와 체인을 엮은 스트랩을 이용해 브레이슬릿을 만들었다. 우아한 여성미가 가득하면서도 모던하고 진취적인 현대 여성의 활동성까지 커버하는 이 시계가 탄생 35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스타일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에르 워치가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품고 오리지널 버전으로 2022년 10월, 새롭게 등장한다. 35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지나오며 지속적으로 가치를 증명했고, 마침내 클래식이라는 훈장을 얻은 프리미에르 워치가 2022년 다시 한번 워치메이킹 세계에 빛나는 족적을 남길 예정이다.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즈 드 라 프레상주.

1987년 프리미에르 워치 보도자료.

N°5 L’EAU 향수의 뚜껑.

프리미에르 워치는 18K 옐로 골드에 블랙 래커 다이얼, 오닉스 카보숑을 세팅하고, 18K 옐로 골드로 코팅한 스틸 크라운이 특징이다. 쿼츠 무브먼트, 30m 방수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무엇이 중요한가

샤넬의 첫 워치메이킹 작품인 프리미에르는 어떻게 특별한 시계가 되었을까? 우리는 클래식의 탄생 비화를 알 필요가 있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모두 좋은 물건일까? 아니다. 물건의 가치는 히스토리가 만든다. 프리미에르 워치는 1987년 당시 샤넬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자크 옐루(Jacques Helleu)가 고안했다. 18세부터 30년 동안 샤넬에 일한 그는 늘 ‘취향의 문제’ 를 해결하고자 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디자인을 위해. 호불호의 갭을 줄이는 일 말이다. 그는 프리미에르 워치를 성공으로 이끌었음에도 여전히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고민했다. 샤넬을 워치메이킹의 세계로 인도한 그는 “강렬하고 독특하지만, 일회성 컬렉션 출시가 아닌 영원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말했다.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1994년 광고 캠페인에서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클라우디아 시퍼.

프리미에르의 뮤즈들

프리미에르 워치는 독특하면서도 우아하고, 현대적인 동시에 클래식하다. 그런 워치의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갈 인물로, 80년대 칼 라거펠트의 뮤즈였던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만큼 적합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 지적이고, 모던한 그녀는 프리미에르 워치와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나아가 광고 컷은 시계만큼이나 과감하고 파격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프리미에르는 샤넬 워치메이킹 역사의 첫 페이지라 할 수 있다. 절대적인 창작의 자유에서 탄생하였고, 샤넬이 생각한 ‘시간의 매력’이라는 비전의 시작이기도 했다. 2022년 우리는 프리미에르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 샤넬 컬렉션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길 원했다. 프리미에르는 샤넬의 DNA이자 하나부터 열까지 샤넬 코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워치 이상인 프리미에르는 일종의 스타일 교본이다.”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의 말처럼 그 시절 프리미에르 광고 컷에는 그들의 선구적 행보가 가득하다.

1937년 리츠 칼튼 스위트 발코니에서의 가브리엘 샤넬.

파리 방돔 광장.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시계. 18K 옐로 골드에 블랙 래커 다이얼, 오닉스 카보숑, 쿼츠 무브먼트, 30M 방수 기능이 탑재되었다.

아이콘에 아이콘 더하기

천편일률적인 시계 다이얼에서도 샤넬 정신은 돋보인다. 프리미에르의 다이얼과 경사면으로 처리한 글라스는 8각형 형태로 보는 즉시 알아볼 수 있다. 이는 샤넬의 아이콘 N°5 향수병의 스토퍼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형태로, 가브리엘 샤넬이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바라본 방돔 광장의 구조를 연상시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프리미에르에는 또 다른 샤넬의 아이콘을 더했다. 바로 샤넬의 퀼팅 백에 사용된 레더와 함께 엮은 체인 스트랩이다. 프리미에르에서 체인 스트랩은 놀랍도록 정교한 클래스프가 달린 유연한 브레이슬릿으로 변신한다. 이렇게 프리미에르는 샤넬의 여러 아이코닉한 것들을 더해 불멸의 아이콘을 창조했다.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1987년 프리미에르 워치 보도자료.

1987년 프리미에르 워치 보도자료.

자유라는 키워드

프리미에르 시계의 가장 큰 키워드는 자유가 아닐까? 프리미에르 워치 성공의 가장 큰 이유를 하나만 꼽자면 무엇보다도 시계라는 물건에 깃든 남성적 코드를 해체해 여성의 손목에 꼭 맞는 브레이슬릿과 같은 모습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늘 달라야 한다.” 이는 샤넬이 패션에서 했던 접근 방식이다. 샤넬 정신은 워치메이킹 세계에서도 혁신을 이뤄냈다. 80년대 여성용 워치로는 처음으로 남성용 시계의 축소판이 아닌 오롯이 여성을 위한 우아하고도 대담한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프리미에르의 정신은 현재를 살고 오늘을 즐기는 모든 여성의 자유에 바치는 헌사다.

18K 옐로 골드에 블랙 래커 다이얼, 오닉스 카보숑, 쿼츠 무브먼트, 30M 방수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1987년 11월 프리미에르 워치를 착용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1987년 프리미에르 워치 론칭 이미지.

블랙&골드

블랙과 골드는 프리미에르 워치의 핵심 컬러다. 프리미에르 워치를 만든 아티스틱 디렉터 자크 옐루가 고민한 ‘취향의 문제’는 오직 두 가지 컬러를 활용함으로써 완성되었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려면 덜어내 집중하는 것이 적합했고, 미니멀한 디자인 역시 다양한 룩과 매칭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스타일과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은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매일을 함께하는 시계의 속성상 무척 중요하니 말이다. 8각형 골드 케이스 안에 자리한 블랙 래커 다이얼은 시간의 흐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매끄러운 표면을 자랑한다. 숫자도, 인덱스도, 초침도, 날짜 표시도 없다. 오직 시침과 분침만 있을 뿐. 경사진 글라스 아래에는 금으로 마감한 가는 시곗바늘 2개가 프리미에르라는 우주 속에서 움직이고, 카보숑으로 세팅한 크라운이 기하학적인 투톤 구조를 완성한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1987년 프리미에르의 출시를 위해 샤넬은 파리의 40 에비뉴 몽테뉴와 제네바의 론 43번지에 전용 부티크를 열고, 1990년에는 방돔 광장에도 부티크를 열었다. 프리미에르 워치는 젊은 주연 배우의 신선함과 매력을 가지고 워치메이킹 세계에 등장해, 우아하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으로 수년간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다. 프리미에르 체인, 락, 벨벳, 세라믹 등 다양한 변주로 여성의 시간을 선점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샤넬 워치메이킹 & 화인 주얼리가 방돔 광장 18번지의 새롭게 단장한 타운하우스에 본래의 디자인에 충실하면서도 좀 더 간결해진 디자인으로 프리미에르 워치가 이 시대의 아이코닉 워치임을 선언할 예정이다.

패션 에디터
김신
사진
COURTESY OF CHANEL WA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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