뻬를리와의 운명적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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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프랑스 남부, 칸의 만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팔레 뷜 (Palais Bulles)에서 반클리프 아펠은 뻬를리(Perlée) 컬렉션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형미가 돋보이는 오래된 미래적 건축물에 들어선 순간 과거의 아카이브를 탐색하며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뻬를리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성사되었음을 직감했다. 

모델이 오른손에 착용한 오닉스 장식 뻬를리 컬러 링, 변형 가능한 뻬를리 컬러 롱 네크리스, 왼손에 착용한 뻬를리 골드 비즈 브레이슬릿과 뻬를리 다이아몬드 1개 라인 브레이슬릿, 뻬를리 골드 비즈 링.

오닉스 원석의 선명함이 돋보이는 뻬를리 컬러 링.

컬러풀한 스톤 주변에 골드 비즈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뻬를리 컬러 링. (왼쪽부터) 말라카이트, 라피스 라줄리, 터콰이즈, 코럴 컬러 스톤이 장식되었다.

 뻬를리 심포니 

이번에 선보이는 5개의 새로운 링은 컬러풀한 장식용 스톤 주변에 골드 비즈와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버전으로 이는 1969년 메종이 선보인 필리핀 링의 미학을 재해석한 것이다. 먼저 엄선한 스톤은 중앙에 입체적으로 세팅되었고, 선명한 컬러와 큰 사이즈 덕분에 유독 존재감을 발한다. 특히 오닉스의 선명한 검은색과 우아한 줄무늬가 있는 말라카이트의 짙은 그린색, 희소성이 높은 라피스라줄리의 산뜻한 블루, 아주르 터키석과 오렌지 및 레드 컬러가 어우러진 코럴 등 휘황한 원석의 컬러는 옐로 골드를 만나 더욱 빛난다. 아직 원석의 아름다운 색감과 질감에 마음을 빼앗기기엔 이르다. 젬스톤 양쪽에 두 줄로 구성된 섬세한 골드 비즈와 라운드 다이아몬드 라인이 부채 형태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클리프 아펠만의 섬세한 미러 폴리싱 기법은 프레셔스 메탈의 광채를 더욱 빛나게 하며 링 안에서 반사와 대비를 드러낸다.

뻬를리 컬러 5개 라인 링. 옐로 골드에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가 조형적인 형태를 이루며 세팅되었다.

진귀한 스톤의 다채로운 변신 

197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캐롤라인 링과 브레이슬릿에서 영감 받은 뻬를리 링은 구 형태가 강조하는 광채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원석이 발하는 빛의 조화가 특징이다. 메종의 보석 감정 전문가들이 엄선한 루비는 로즈 골드의 부드러운 뉘앙스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블루 사파이어와 화사한 그린의 에메랄드는 옐로 골드의 광채를 만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또 컬렉션에 깃든 유쾌한 코드도 곳곳에 반영되었는데, 비대칭 디자인에 빛과 형태가 어우러져 내는 시너지가 그것. 5개 라인의 골드 비즈는 안정감 있게 손가락을 감싸며 최상단에서 하단으로 갈수록 비즈의 폭은 점점 좁아지게 세팅되어, 진귀한 스톤은 양쪽에서 사선 형태로 배치되어 존재감을 발한다. 젬스톤은 스톤 사이에 폴리싱 처리한 네일로 단단히 고정되는데 이번 컬렉션에 최초로 도입된 이 기술을 구현하려면 스톤 세팅 장인의 탁월한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에메랄드와 같은 섬세한 소재를 다룰 때는 더욱 필수적이라고. 허니콤 오픈워크로 제작된 마운트는 구멍 사이로 링 전체에 섬세한 빛을 투과시켜 광채를 더욱 강조한다.

뻬를리 다이아몬드 파베 이어링.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뻬를리 다이아몬드 5개 라인 링.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3가지 버전이 있다.

골드와 다이아몬드의 찬란한 반사 

세 개의 뻬를리 다이아몬드 링에는 메종이 추구하는 미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교하게 세팅된 라운드 다이아몬드는 강렬한 광채를 머금고,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로즈 골드의 섬세한 컬러와 다채롭게 소통한다. 한편 메종은 2020년에 선보인 뻬를리 다이아몬드 파베 링에 어울리는 이어링을 새롭게 선보인다. 새로운 이어링은 다양한 크기의 74개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돔 형태로, 풍성한 볼륨의 가드룬을 드러낸다. 가드룬마다 수공 작업과 폴리싱 작업이 적용되었고, 오픈워크 허니콤 구조를 갖춰 스톤마다 우아한 빛을 품고 있다. 입체적으로 새롭게 탄생한 이어링은 다이아몬드의 빛나는 광채와 골드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직경 23mm 옐로 골드 케이스의 뻬를리 워치. (왼쪽부터) 기요셰 화이트 마더오브펄에 화이트 그로그랭 브레이슬릿, 기요셰 옐로 골드, 팬지 블루 그로그랭 브레이슬릿, 기요셰 오닉스, 블랙 그로그랭 브레이슬릿.

직경 23mm 옐로 골드 케이스의 뻬를리 워치. 기요셰 화이트 마더오브펄, 옐로 골드 브레이슬릿.

기품 있는 시간의 흐름 

반클리프 아펠은 뻬를리 컬렉션의 상징적 미학을 품은 새로운 워치 5점도 선보인다. 뻬를리 시계는 부드러운 품격의 곡선과 디테일, 워치메이킹 노하우, 주얼리 세공 기술이 한데 모여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를 담고있다. 2개 라인의 골드 비즈는 모던한 형태를 이루며, 옐로 골드에는 미러 폴리싱이 적용되어 반짝이는 찰나를 느낄 수 있다. 볼록한 글라스 아래 배치된 다이얼에는 마더오브펄, 오닉스, 옐로 골드를 더했고, 방사 형태로 뻗은 기요셰 모티프는 빛을 품은 후 다시 밖으로 강렬한 반사를 내보는 듯 보인다. 또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푸시버튼을 케이스 뒷면에 배치해 극도로 미니멀한 형태를 유지한다. 새로운 시계 모델 5개 중 4개는 케이스 직경이 23mm이고, 5번째 모델의 케이스는 직경이 30mm다. 또 워치마다 교체 가능한 그로그랭 패브릭 소재의 브레이슬릿과 유연한 브레이슬릿 한 개가 함께 제공된다.

에릭 매디건 헥의 협업 사진.

뻬를리 투아 에 무아 시크릿 워치. (왼쪽부터)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와 카닐리언, 블랙 피터사이트가 세팅된 버전, 로즈 골드에 타콰이즈, 코럴,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와 터콰이즈가 세팅된 새로운 조합을 만나볼 수 있다.

뻬를리 컬러 펜던트. 옐로 골드에 라피스라줄리 스톤이 세팅되었다.

뻬를리 컬러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에 라피스라줄리 원석과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었다.

뻬를리를 향한 두 아티스트의 새로운 해석

새로운 뻬를리 컬렉션을 선보이며, 반클리프 아펠은 뻬를리 세계에 대한 두 가지 예술적 해석도 함께 소개했다. 바로 아티스트 아서 호프너(Arthur Hoffner)와 포토그래퍼 에릭 매디건 헥(Erik Madigan Heck)과의 협업을 통해 뻬를리 컬렉션의 시각적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 것. 두 예술가는 메종을 위해 사진과 윈도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며 골드 비즈 모티프와 뻬를리 컬렉션의 화사한 컬러를 재해석했다. 먼저 아서 호프너는 2017년 초 반클리프 아펠이 파트너로 참여한 디자인 퍼레이드 툴롱 페스티벌에서 피플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한 이로 2019년 뻬를리 주얼리와 타임피스를 중심으로 한 데코 작업으로 반클리프 아펠과 인연을 맺었다. 올해, 그는 구의 형태, 알루미늄 튜브, 마블 블록을 결합하여 생동감 넘치는 디스플레이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 섬세한 빛깔의 비즈들은 둥둥 떠다니는 듯 연출되었고, 이 설치 작품은 2022년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전 세계 반클리프 아펠 부티크 외부와 내부 윈도를 장식하며 일반에 공개된다. 한편 포토그래퍼 에릭 매디건 헥은 뻬를리 컬렉션의 특징인 컬러와 라운드 형태를 포착해 상징적으로 조명한다. 그는 그래픽 장식과 원근법 효과로 컬렉션에 깃든 유희적 정신을 보여주는 선명한 이미지의 사진 작품을 선보였다. “뻬를리 협업을 위해,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의 역사적 배경을 대중에게 다시 소개하고 싶었다. 하이 주얼리의 상상을 넘는 동화적인 미학과는 다른 모더니즘 방식으로 접근했고, 1960년대 컷아웃 방식의 일러스트를 더해 신선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었다.”

아티스트 아서 호프너의 윈도우 디스플레이.

아티스트 아서 호프너의 윈도우 디스플레이.

아티스트 아서 호프너와 나눈 이야기

<W Korea> 뻬를리 컬렉션과 본인의 작품의 유사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서 호프너(Arthur Hoffner) 이번 설치 작품의 영감은 뻬를리 컬렉션 자체에서 온 것이다. 즉, 경쾌하고 컬러풀한 요소와 기하학적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뻬를리가 완벽한 기하학적 구현체이기 때문이다. 내 작품 역시 컬러와 경쾌한 유희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뻬를리 컬렉션의 영혼을 설치 작품을 통해 공간에서 보여주고 표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주얼리에서 출발해 이렇게 큰 공간에서 규모 있는 스케일로 보여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여기에는 뻬를리 주얼리의 리듬감, 평형의 상태, 구성 요소가 존재한다. 작품을 통해 뻬를리의 움직임을 손가락으로 느낄 수 있을 거다. 예를 들면 펄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점핑하고 갈라지고 또 일정 높이로 롤링하는 것 모두 뻬를리의 경쾌한 유희를 보여준다.

주얼리는 사이즈가 아주 작은데 이렇게 만들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작업도 쉽진 않았지만 디스플레이가 더 어려웠다. 왜냐하면 주얼리와 내 작품 간에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주얼리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테고 내 작품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까. 즉 같은 공간에서 각자 스스로를 다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 감동받은 순간은 디스플레이 내 주얼리와 실제 대화가 이루어진 때였다. 나는 한 번도 골드를 디스플레이에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은 대조 작업이고 소재의 결합이 중요해 사용했다. 또 주얼리 자체의 빛이 더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아주 매트한 페인팅을 사용했다. 작업을 하고 보니 디스플레이에서 내가 만들고 싶었던 멜로디가 들리는 것 같았다. 누구나 자신이 맡은 음표의 파트가 있는 것처럼…

작품에 곡선을 자주 사용하는데 아주 드라마틱해 보인다. 뻬를리와도 잘 맞는 듯하고. 뻬를리 컬렉션의 미학적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뻬를리 컬렉션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 바로 단순성과 강한 힘이다. 심플한 기하학적 형태가 반복되고 이것이 서로 연결되어 매우 강한 힘을 끌어낸다. 파워풀하지만 가볍고, 바로크적 느낌이 아니라 아주 심플한 감성을 전하고 하모니의 강렬한 느낌도 있는데 이러한 것을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곡선 형태에 파스텔 컬러도 많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설득력 있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조합의 각 요소는 심플하지만 모두가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이번 반클리프 아펠과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유희적인 컬러 아이디어다. 처음 협업을 시작한 게 4년 전인데 그때부터 매번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물론 색상이 다채롭고 유희 요소 같은 기본적인 방향은 정해져 있었지만… 조금씩 변화한다고 해서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곡선이 핵심 요소다. 매년 일부 컬러는 유지하되 새로운 것, 예를 들면 블루, 코럴 같은 색상을 추가하는데 일관성은 유지하되 조금씩 변주를 시도한다.

당신 작품에서 분수(fountain)를 보았는데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뭔가 지극히 평범한, 소소한 것을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끌어올리는 것 같다.

나는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흔해서 더는 주목하지 않는 것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그 안에 유머도 담겨 있다. 어떤 것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시선을 돌려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는 그런 아이디어를 즐겨 시도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회장, 니콜라 보스와 나눈 이야기

<W Korea> 새로운 뻬를리(Perlée) 컬렉션을 선보인 특별한 이유가 궁금하다. 

니콜라 보스(Nicolas Bos) 반클리프 아펠은 유서 깊은 주얼리 하우스이며 주얼리 내에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 고도로 정교한 작업이 기본이지만 피스의 다양한 착용과 연출 가능성 덕분에 우리가 만들고 선보이는 것이 ‘뛰어나고 유니크한 하이 주얼리’에서 ‘착용하기 쉽고,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면서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에도 잘 부합’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아펠 패밀리의 비전이며 목표이기도 하다. 1950년대부터 우리는 데이웨어, 이지웨어 컬렉션을 내놓기 시작했으니까. 빅 스톤이나 빅 네크리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알함브라(Alhambra), 프리볼(Frivole), 뻬를리(Perlee) 같은 컬렉션을 더 풍성하게 선보이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뻬를리 컬렉션을 강조하고 싶었다. 이것이 나타내는 바가 무언지 그리고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더 풍요롭게 해나갈 것인지 확인하는 자리다.

반클리프 아펠은 인상적이고 혁신적인 테크닉과 기술로 유명하다. 주얼리 디자이너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독려하는지 궁금하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아름다운 팀워크가 필수다.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우연이나 마술처럼 그저 이루어지는 것은 세상에 없다. 컬렉션이나 디자인은 10년 전이나 15년 전에 받은 영감에서 출발해서 역사가 이어져간다. 우리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수십 년 동안 우리 메종에서 일한 사람도 있고 최근에 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선배 수석 디자이너들에게 배우고 아카이브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 메종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아카이브를 가지고 있는데 정말 자랑스럽다. 일단 밑그림 작업을 하기 전부터 역사와 아카이브를 훑어보고 어떤 작업이 이루어졌는지를 제대로 살펴본 다음 본인의 개성과 현대적 요소를 가미하고 그것을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디자인과 스토리에 담아낸다. 우리는 디자이너들이 예술적이고 창의적이기를 요구하지만 하우스 역사의 범위 안에서 이를 표현하기를 원한다. 이것이 우리의 디자이너 훈련 방식이다. 꾸준히 시도하고 반복하면서 완벽에 이를 때까지 반복하면서 연마한다. 어떤 경우는 우리가 원하는 디자인을 얻기까지 수개월 혹은 5년, 심지어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프로세스이고 공동의 협력이 중요하다. 우리의 작업 과정은 여러분이 오늘 저녁 이 자리에서 보는 것처럼 항상 디자인 스튜디오와 공방의 합작물이다.

이번 새로운 뻬를리 컬렉션은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뻬를리를 처음 선보인 지 벌써 15년이 되는데 메종에 더 중요한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데이웨어의 중요한 시그너처가 되어가고 있다. 말씀드린 대로 뻬를리에는 여러 패밀리가 있다. 다양한 색상의 골드, 다이아몬드 등이 각 패밀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새로운 기능이나 다양한 스타일의 링, 그리고 컬러를 통해 풍성함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 컬렉션은 패션처럼 한 시즌이나 1년 동안만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오래 남을 것이다. 모든 뻬를리 컬렉션이 일관성 있는 미학적 범주 안에서 드넓은 스펙트럼을 가지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다. 이를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취향, 예산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다. 사실 예산도 무시할 수가 없다. 또 하나 중요한 특성은 모든 피스는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함브라, 프리볼, 뻬를리 등 여러 켈렉션은 함께 공유하는 코드가 많아서 완전히 서로 다른 스토리가 아니다. 뻬를리 브레이슬릿에 알함브라 펜던트를 넣어도 완벽한 조합이 될 수 있다. 모든 컬렉션 피스를 각각 자유롭게 매치할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미학적 요소, 코드, 스톤 타입, 기술적 요소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작업하는 특정한 방식은 일관성과 연속성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이는 반클리프 아펠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것이나 과거를 벗어버리는 것은 시도하지 않는다. 다른 브랜드나 어떤 카테고리에서는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하면 본인의 시그너처를 내놓고 과거와 단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않는다.

당신은 아트와 숫자(figure)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나는 둘 다를 사랑한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 중에 창의적 산업이라는 것이 있다. 럭서리 브랜드가 바로 그런 분야인데, 우리는 비즈니스라는 상업적 성격도 간과할 수 없다. 예술, 창의성,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하지만 두 가지 면을 다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멋진 아티스트라도 비즈니스, 고객, 세일즈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으면 회사를 발전시킬 수 없고 반대로 비즈니스에만 몰두해 예술적 면을 도외시하면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까다로운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설득하는 것은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역할이다. 럭셔리 브랜드나 창의적 산업 분야도 이 두 요소는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반클리프 아펠과 같은 메종은 패밀리가 이끌어간다. 그리고 패밀리 안에도 어떤 사람은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어떤 사람은 비즈니스에 더 신경 쓰는데 결국은 마음가짐이다. 다행히 나는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룬 메종에서 일하고 있고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높게 평가한다. 이것은 팀에게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나는 디자이너들이 매우 크리에이티브하고 하이 컬처에 지대한 호기심을 가지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비즈니스 면, 가격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일하는 이상 이것은 분리될 수 없다. 아무리 멋진 피스라도 누구도 구매할 수 없는 것을 만들면 무의미하고 또 마케팅 부서에서 어떤 컬러에 어떤 가격을 제시하거나 요구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디자인이 형편없으면 판매할 수가 없으니 무의미하다. 그래서 두 요소의 결합이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주얼리 스타일이 궁금하다. 또 뉴 컬렉션 중에 가장 선호하는 것은 무엇인지?

개인적으로 뻬를리 컬러 링인데 루비와 에메랄드가 박힌 것이 맘에 든다. 미적 요소가 정말 훌륭하다. 이 컬렉션은 1960년대 70년대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시대가 매우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대로 루비나 에메랄드 같은 하이 퀄리티 프레셔스 스톤을 데이웨어에 적용하고 싶었다. 터키석 같은 다른 장식용 스톤도 많긴 하지만 이번에 적용된 것은 매우 정교한 과정이다. 골드 비즈를 스톤과 연결해야 하는데 스톤은 깎인 면에 각도가 있어서 이를 제대로 정렬하고 높이도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톤과 골드의 연속성을 잘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서로 다른 우주를 연결하는 가교가 생긴 듯해 매우 기쁘다.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새로운 뻬를리(Perlée) 작품 론칭을 축하하며 팝업 오픈.

프랑스 하이 주얼리 & 워치메이킹 메종 반클리프 아펠이 새로운 뻬를리 작품 론칭을 축하하며 9 월 7일부터 22일까지 약 2 주 간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1층에서 팝업을 오픈했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뻬를리 컬렉션은 메종의 기쁨과 생동감이 가득 깃든 컬렉션으로 화려한 골드 비즈가 특징이다. 올해에는 다양한 주얼리와 워치메이킹 작품에서 옐로우, 로즈 또는 화이트 골드가 프레셔스 스톤, 장식용 스톤, 마더 오브 펄 또는 코럴과 어우러지고, 라운드 형태로 반짝이는 광채를 펼쳐내며 생생하고 눈부신 실루엣을 완성한다.

이번 팝업은 2019년부터 메종과 함께 뻬를리 주얼리와 타임피스를 중심으로 협업해 온 디자이너 아서 호프너(Arthur Hoffner)와의 재해석을 통해 뻬를리 컬렉션을 심도 있게 조명하여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하였다. 재능 가득한 크리에이터인 그는 구의 형태, 알루미늄 튜브, 마블 블록을 결합하여 생동감으로 가득한 디스플레이를 선사하며 따듯한 감성과 대비로 가득 찬 다채롭고 유희적인 핑크, 블루 컬러 디스플레이로 뻬를리 컬렉션의 상징적인 모티브인 골드 비즈에 경의를 표한다.

패션 에디터
김신
사진
COURTECY OF VAN CLEEF & ARP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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