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의 나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공개된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보떼 두 몽드(Beaute du Monde)’.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에서 비롯한 풍요롭고 신비로운 세계. 메종과 함께 떠난 특별한 여정 속으로.
지난 6월 13일, 까르띠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보떼 두 몽드(Beautes du Monde)’를 만나기 위해 도착한 곳은 스페인 마드리드. 정열의 플라멩코와 투우, 가우디로 대변되는 이 붉은 국가는 메종과 오랜 세월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1904년 알폰소 13세 왕이 까르띠에를 공식 왕실 공급 업체로 지정하면서 그 인연이 시작된 것. 아카이브를 들여다보면 1920년에 빅토리아 유제니 여왕을 위해 제작한 티아라 사진이, 스페인 왕정 일원이 1927년 보유한 미스터리 클락도 까르띠에 컬렉션의 일부로 남아 있다. 2012년에는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사에서 까르띠에 컬렉션 400피스를 선보이는 <엘 아르테 드 까르띠에> 전시가 열렸고, 최근에는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가 유제니 여왕의 티아라를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처음 공개된 보떼 두 몽드 컬렉션은 붉게 물든 나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함께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자연, 신화, 동물 등에서 비롯한 까르띠에 컬렉션이 전하는 상상과 이상이 익숙한 듯 가슴 설레는 새로움을 안겨줬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세상을 탐구해 얻은 아름다운 영감은 메종의 철학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 가치다. 전 세계 프레스를 초대한 공간, 마드리드의 전 영국 대사관은 시각적인 특별함을 안겼다. 브루탈리즘 건축양식을 반영한 건축물은 영국의 W.S. 브라이언트(W.S. Bryant)와 마드리드의 루이스 블랑코-솔레르(Luis Blanco-Soler) 두 건축가가 설계했다. 원형 무대에서 영감을 받은 원형 구조는 현대적 모더니즘을 드러내며, 내부 안뜰에는 분수가, 파사드 창은 투우사를 황소로부터 보호해주는 전통적인 부를라데로(burladero)를 닮았다. 이벤트 시노그래피는 최근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총괄했다. 컬렉션의 중요한 모티프인 컬러와 꿈꾸는 듯 몽환적인 빛, 둥근 아치가 특징인 이곳은 새로운 컬렉션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모인 프레스 앞에 모습을 드러낸 ‘보떼 두 몽드’는 스톤의 컬러와 형태, 다양한 소재의 진귀한 원석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최고 품질의 원석만 다루는 메종답게 까르띠에의 원석은 오묘하면서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색감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보떼 두 몽드의 대표 컬렉션 중에서는 먼저 ‘이와나’ 네크리스를 소개하고 싶다.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빼곡히 세팅된 네크리스는 이구아나의 스킨을 연상시킨다. 특히 각각의 링크를 연결한 유연한 구조는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43.45캐럿에 달하는 독특한 형태의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3개를 중심으로 세팅한 카보숑 컷 육각형 다이아몬드는 풍성함과 여백으로 텍스처를 강조하며 주얼리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수련을 형상화한 조각 같은 펜던트, ‘누찰리’ 네크리스는 센터스톤으로 사용한 10.61캐럿 루벨라이트의 광채가 압도적이다. 루벨라이트 주위로 오닉스가 에워싼 다이아몬드 꽃잎은 부드럽게 펼쳐지며 볼륨감을 강조한다. 움직일 때마다 자연스럽게 진동하며 마치 꽃잎이 흔들리는 듯한 테크닉은 ‘트렘블링’ 세팅을 적용해 드라마틱한 판타지를 전한다. 작은 나비 날개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아파투라’는 나비의 날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컬러에 매혹되고, 다채로운 빛깔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확장되며 오팔의 무지갯빛이 비교할 수 없는 오라를 발산한다. 네크리스와 수직을 이루는 이 부채는 경직되어 따로 도는 게 아니라, 신체에 맞게 유연함을 가졌다. 사파이어 비즈 가닥들이 목의 곡선에 맞게 부드럽게 안착하기 위해선 사파이어 비즈의 형태와 컬러를 꼼꼼하게 분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교함이 중요한 ‘스레딩(Threading)’ 기법을 적용했다. 오팔을 중심으로 반짝이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즈 사이즈가 완벽하게 대칭을 이뤄야 하는데, 여기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계산법이 따른다. 유연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몸에 착 붙은 듯 편안한 착용감을 안겨준다. 네크리스는 탈착 가능한 펜던트를 달거나 떼어서 착용할 수 있는 변형 가능한 주얼리로도 활약한다. 산호와 에메랄드 비즈의 움직임이 전하는 강렬한 컬러 대비로 황홀한 잔상을 남기는 ‘레시피’는 산호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매혹적인 카보숑 컷 칼세도니 세트의 부드러운 푸른빛이 그래픽적인 강렬함이 돋보이는 ‘리추얼’ 네크리스와 뱀을 재해석한 ‘워터 아스피스’는 다섯 개의 매혹적인 43.49캐럿 실론산 사파이어 카보숑이 강렬한 블루 컬러와 함께 네크리스 몸체를 강조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워터 아스피스에는 ‘테일러드 컷’ 이라고 불리는 각 피스에 맞춤 커팅을 하는 ‘수르 외브르(Sur Oeuvre)’ 기법이 활용된다. 전문적이고도 섬세한 경험과 노하우 없이는 완성될 수 없는 노련한 커터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네크리스뿐만 아니라 일곱 개의 레퍼토리로 구성된 일곱 개의 링도 주목할 만하다. 오래된 생물 책 그림 속 갑각류, 호메로스 신화 속 바다 괴물, 별자리, 지질학적 결정체, 중국 퍼즐 등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그리고 이와 상호 작용하는 스톤은 까르띠에의 독창성을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처럼 이구아나 스킨과 수련의 생명력, 산호초의 매혹적인 빛과 변화무쌍한 링이 주는 황홀경은 드라마를 더한다.
프레스 이벤트 다음 날에는 ‘보떼 두 몽드’ 론칭을 기념하는 성대한 갈라 디너가 열렸다. 갈라가 열린 장소는 스페인의 가장 뛰어난 가문 중 하나인 알바 공작 19세의 거주지였던 마드리드 리리아 궁전. 풍부한 역사와 예술을 담은 건축물을 배경으로 메종의 디자인과 건축적인 미학을 드러냈다.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CEO인 시릴 비네론이 연 만찬과 함께 글로벌 앰배서더 지수와 배우 골시프테 파라하니, 모델 마리아칼라 보스코노, 배우 야라 샤히디, 여배우 바네사 커비 등 메종의 프렌즈가 참석해 만찬을 즐겼다. 안무가 블랑카 리의 공연과 블랙 아이드 피스의 콘서트는 황홀한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까르띠에가 바라보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담은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유서 깊은 주얼리 메종의 역사와 유산에는 범접할 수 없는 장인들의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착용한 사람이 얼마나 돋보이는가, 얼마나 편한가’를 중시하는 메종의 사실주의 가치와 ‘변형 가능한 주얼리’를 만드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의 핵심이 마드리드의 무더위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