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도 신비로운 하이 주얼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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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 매혹적인 모험. 동화적 상상력을 품게 하는, 부쉐론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까르뜨 블랑슈 ‘아이외르(Ailleurs)’ 컬렉션.

지난 7월, 파리 오트쿠튀르 기간에 선보인 부쉐론의 2022 까르뜨 블랑슈 하이 주얼리 프레젠테이션은 빛나는 주얼리만큼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비주얼을 선사했다.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과 스튜디오는 ‘아이외르(Ailleurs) – 외딴곳’이라는 주제로 생경하지만 신비로운 분위기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인 것이다. 여기서 ‘외딴곳’이란 경계 없이 모든 것이 가능하고, 자연이 그 자체로 원시 상태에 머무는 곳을 의미한다. 사막에서 바다, 산, 열대 우림에 이르기까지 신비한 동물과 무한한 자연의 세계는 서로 모순적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는 세계와 소재들을 혼합해 대담하고도 창의적인 주얼리로 거듭난다. 다이아몬드와 조약돌, 그을린 나무, 라탄과 운석이 골드와 마주하는 상상 밖의 만남은 마치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동화 속 판타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 외딴곳에는 한 가지 규칙만 존재한다. 자연의 시와 아름다움을 가장 찬란하게 표현한다는 것. 클레어 슈완은 이번 컬렉션을 작업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상상했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번 컬렉션의 핵심이다. 여기 드라마틱한 상상력을 동원해 그 영감의 무수한 연결 고리를 떠올리며 감상해볼 것. 아이외르 컬렉션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흥미진진한 세계가 지금 펼쳐진다.

17.14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이트, 핑크 골드 소재 로떵 디아망 네크리스. 다양한 방식으로 착용 가능하다.

2.15캐럿 팬시 컷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및 라운드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핑크 골드 가젤 링.

 Sand Woman 

신화 속 상상의 동물, 메마른 사막, 광활한 공간, 비범한 동물이 서식하는 ‘샌드 우먼’은 베이지색과 모래색, 따뜻한 바람이 모래 언덕에 실루엣을 드리울 때 비치는 햇빛으로 구성된 금색 팔레트가 가득하다. 소재는 어떤가. 스톤은 식물과, 진귀한 소재는 라탄과 어우러진 상상 밖의 합체가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다이아몬드와 라탄이 조합을 이루는 식. 전통적으로 하이 주얼리는 금속이나 스톤과 같은 단단한 소재를 사용하는데, 천연 재료에 정교한 세공으로 유연함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네크리스로도 활용 가능한 아르데코 스타일의 브로치는 라탄, 379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옐로 골드, 핑크 골드로 제작되었고,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와 오닉스가 세팅된 가젤 링과 천연 조개껍데기와 골드, 다이아몬드를 결합한 코끼아쥬 디아망 이어링도 면면이 흥미롭다. 

3개의 자수정, 옐로, 오렌지 사파이어, 핑크, 바이올렛 스톤, 오렌지 래커를 세팅한 티타늄 플뢰르 드 파라디 헤어 주얼리 세트.

브라운, 옐로 골드를 세팅한 나비의 날개, 티타늄 빠삐용 브로치.

37.97 캐럿 투르말린, 바게트와 팬시 컷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알루미늄, 화이트 골드로 이루어진 푀이아쥬 디아망 커프.

Leaf Woman

나뭇잎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 무성한 열대 우림, 활기찬 열대의 색으로 가득 찬 ‘리프 우먼’은 리드미컬한 자연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투칸의 신비로움이 담긴 투깡 브레이슬릿은 담대한 볼륨감과 독특한 색상이 특징이다. 강렬한 부리는 다채로운 컬러의 그러데이션을 만들면서, 서로 완벽하게 맞물리는 세 개의 시트린 블록으로 조각되었 다. 오닉스와 블루 티타늄으로 장식된 눈과 화이트 다이아몬드 블랙 스피넬이 주위를 장식하며 강한 개성을 드러낸다. 얼기설기 얽힌 그물 무늬가 뱀의 유연함을 연상시키는 티타늄 쎄뻥 브레이슬릿은 빛나는 라임 래커와 차보라이트로 장식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아이템은 열대 꽃의 부드러움을 모티프로 제작한 플뢰르 드 파라디. 브로치 또는 헤어 주얼리로도 착용할 수 있는 멀티 아이템이다.

Earth Woman

대지에 뿌리내린 ‘어스 우먼’에는 자연의 힘에 대한 헌사가 담겨 있다. 브라운, 흙, 점토는 식물과 동물의 유기적 형태에 주목한다. 자석 숄더 브로치인 브와 디아망 브로치를 먼저 살펴보면 스캐닝 과정을 거쳐 오픈워크 골드 구조물 위에 놓인 꽃잎과 티타늄으로 제작한 암술, 사실적인 환상과 컬러 팔레트는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듯하다. 실제 딱정벌레 날개와 같은 속도로 진동하는 빠삐용 디아망 싱글 이어링은 페어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귓불을 감싸 귀 윗부분에 앉아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핑크 골드, 화이트 골드, 스모키 쿼츠와 다이아몬드로 만든 크리스또 이어링은 샹들리에가 귀에서 춤을 추는 듯한 리드미컬한 형태로 완성되었다. 두 개의 청자 고둥껍데기로 제작한 라지 잭 코끼아쥬 브로치는 어스 우먼을 완벽하게 완성하는 최종 병기다.

진주, 마더 오브 펄, 0.8캐럿 라운드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를 파베 시탕한 실버, 화이트 골드 욱썽 디아망 네크리스.

Pebble Woman

깨끗하고 하얀 조약돌, 달빛의 바다, 광활한 해변에 불어오는 바람. ‘페블 우먼’ 라인에서는 나긋나긋하고 조금은 느리지만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을 그린다. 파도에 쓸려 조각된 듯한 스톤의 모양을 살린 갈레 디아망 이어링과 링, 골드 페어 모양의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조약돌을 풍성하게 장식한 갈레 디아망 네크리스, 다이아몬드와 마더오브펄을 파베 세팅한 코아이 디아망 브로치는 상상 속의 해변에서 건저낸 작품 같기도 하다. 미지의 해변에서 온 듯한 브로치와 성게를 스캔한 욱썽 디아망 네크리스는 페블 우먼의 모험담이 담겨 있다. 속삭이듯 여린 그녀의 세계에도 두 마리의 동물이 존재한다. 246개의 로즈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우르스 폴레어 링과 풀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엘리펀트 링은 컬렉션에 판타지를 더한다.

번트우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이트 골드 브와 브륄레 디아망 네크리스 .

Volcano Man 

파워풀한 남성의 존재감 있는 등장은 아이외르 세계를 완성하는 마지막 키워드다. 흑과 백이 만나는 극한 세계의 마그마 힘을 탐험할 차례. 3차원 세계에서 온 듯한 입체감을 주는 에어브러싱 모티프, 우드와 다이아몬드의 강렬한 파열음으로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는 브와 브륄레 디아망 네크리스, 타투와 바다 생물을 조합한 옥토퍼스 싱글 이어링은 한눈에 진한 잔상을 남긴다. 이어링의 헤드 부분은 화이트 골드 아라베스크로 장식했고, 178개의 마더오브펄 파스티유와 443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세팅되었다. 엑스레이를 통해 발견한 조개 껍데기의 나선형 구조를 반영한 화이트 골드 코끼아쥬 네크리스는 3차원적인 입체감을 선사한다. 묵직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볼케이노 맨은 현대적이고 대담한 새로운 남성성을 제시하는 듯하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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