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죽 소재, 버섯

명수진

버섯이 패션의 미래?

균계에 속하는 버섯은 빨리 자란다. 빠르게 자라는 모소 대나무가 친환경 대나무 칫솔의 재료로 종종 애용되는 것처럼 빠르게 자라는 버섯 역시 친환경 분야에서 환영받는 소재다. 특히 비건 가죽 분야에서 그렇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소재 기업 볼트쓰레즈(Bolt Threads)는 이제 친환경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16년부터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와 협업을 통해 바이오 소재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마일로(Mylo) 소재. 이번에 새롭게 판매를 시작한 스텔라 맥카트니의 ‘프레임(Frame)’ 백은 마일로 소재로 만들었다(2021년에는 버섯 가죽을 사용한 프로토타입의 뷔스티에와 팬츠를 선보인 바 있다).

버섯 균사체로 만든 비건 가죽 마일로(Mylo).

스텔라 맥카트니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소재 선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잔인함을 담보로 획득한 모피와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2009년에 론칭해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로 판매 중인 팔라멜라 백은 비건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30만-40만 마리의 소가죽에 해당하는 소재를 식물성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또한 재활용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자신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쓰레기 산에 가서 광고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모두 럭셔리 브랜드로서 파격적인 행보였다.

마일로를 사용해 만든 스텔라 맥카트니의 프레임(Frame) 백.

마일로를 사용해 만든 스텔라 맥카트니의 프레임(Frame) 백.

마일로를 사용해 만든 스텔라 맥카트니의 프레임(Frame) 백.

친환경 철학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산업적으로도 성숙하면서 디자이너로서도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걸었던 스텔라 맥카트니에게 든든한 아군들이 많이 생겼다. SNS를 통해 버섯 가죽으로 만든 프레임 백을 직접 소개하는 스텔라 맥카트니의 목소리에서 뜨거운 희열이 느껴진다. 자, 버섯가죽으로 만든 프레임 백을 만나보자!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사진
COURTESY OF Stella McCartney, Bolt Threads, Mylo_Unl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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