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힙스터는 수선해 입는다

명수진

해시태그 #visiblemending 검색해 보자.

현재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옷을 ‘덜’ 입는다. 지난 20년 동안 사람들이 옷을 사면 착용하는 횟수가 평균 36% 감소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로 이어졌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은 새로 사는 대신 잘 관리해서 오래 입는 것. 환경 운동가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은 ‘이미 옷장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 ‘멘딩(mending)’을 주목하는 이유다. 멘딩의 사전적 의미는 ‘고치는 일, 수선’으로 인스타 해시태그에 #mending 검색하면 실과 바늘을 이용한 놀랍고도 예술적인 결과물들이 쏟아진다. 흥미진진한 틱톡 영상도 멘딩을 힙하게 하는데 일조한다. 세계 곳곳에서 수선 워크숍이 펼쳐지고 온라인 튜토리얼이 쏟아진다. 스코틀랜드의 니트웨어 레이블 플로라 콜린스우드-노리스(Flora Collingswood-Norris), 영국의 슬로 패션 레이블 토스트(Toast) 등에서는 수선 워크숍을 열고 낡은 옷을 자수로 덮고 경쾌하게 수선한다. 보디(BODE), 베타니 윌리엄스(BETHANY WILLIAMS) 컬렉션에서도 멘딩 기법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영국의 텍스타일 아티스트 Celia Pym의 멘딩 작품.

영국의 텍스타일 아티스트 Celia Pym의 멘딩 작품.

영국의 텍스타일 아티스트 Celia Pym의 멘딩 작품.

영국의 슬로 패션 레이블 토스트의 리뉴얼 서비스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스웨터.

영국의 슬로 패션 레이블 토스트의 리뉴얼 서비스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스웨터.

과거의 수선이 옷을 필요에 따라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원래 그대로의 상태로 복원시키는 것이었다면 현재 유행하는 것은 밝은 컬러의 실과 패치 등을 이용해 수선한 부분을 눈에 더 띄도록 하는 일명 ‘visiblemending’이다. 같은 맥락으로 수세기 동안 발전해 온 일본식 자수인 사시코(sashiko)도 핫한 멘딩 기법이다.

핸드메이드 양모와 자수로 완성한 베타니 윌리엄스 컬렉션.

빈티지에 대한 영감으로 가득한 보디 컬렉션.

스코틀랜드의 니트웨어 레이블 플로라 콜린스우드-노리스의 멘딩 키트.

옷을 수선해서 입는 것이 새 옷을 사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궁극적으로 수선은 자본주의 소비 시스템과 맞지 않기 때문에 비주류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쇼핑을 하지 않고 옷을 수선하는 것이 때로는 급진적이며 정치적 행위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본인이 혹은 다른 누군가 입었던 옷에 레이어를 추가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쿨한 태도라는 사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사진
COURTESY OF FLORA COLLINGSWOOD-NORRIS, TOAST, BODE, BETHANY_WILLIAMS_LONDON, CELIAP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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