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가 대단한 이유.
잠시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잔잔한 호숫가에서 카누를 타고 낚시를 즐기는 상상. 한참 여유를 즐긴 당신이 돌아온 베이스 캠프에는 자전거가 놓여 있다. 자전거에 연결해 둔 캠핑 트레일러에 누워 포터블 스피커를 켜고 눕는다. 당신은 트레일러 한 켠에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둔 서핑 보드를 바라보며 잠에 든다.
이 상상 속에 등장한 모든 오브제가 에르메스 제품으로 실존한다면, 믿어지겠는가?
놀랍게도 실화다. 에르메스는 고객들의 상상력에 하우스의 장인 정신을 곁들여 멋진 꿈의 아이템을 만들어준다. 그 중엔 스케이트 보드부터 서핑 보드, 카누, 낚싯대, 낚시 찌, 캐빈, 롤러스케이트, 주크박스까지 있다.
놀라긴 이르다. 모형 비행기, 요트, 자동차, 모터 바이크도 만들어 주니까. 이름하야 ‘에르메스 비스포크’다.
에르메스 비스포크의 역사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두가 알다시피, 메종 에르메스는 마구 용품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한 여배우가 허리에 메고 대본을 넣을 수 있는 작은 가방을 의뢰했는데 이것은 에르메스가 마구 용품 외의 제품을 주문 받은 첫 가방이다. (오르세 박물관에 전시된 뷔야르(Vuillard)의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세월이 흘러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유니크한 오브제를 만드는 팀이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고객이 요구하면, 디자이너의 창의력과 소재의 품질, 장인들의 재주, 엔지니어의 기술을 총집합한 오브제가 만들어진다. 매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이너, 항공 엔지니어 또는 테크니션, 조선 기사, 장인들이 서로 협업한다.
지금 에르메스 도산 파크에서는,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울 비스포크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말한 오브제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새롭게 탄생시킨 가방도 만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전시는 직접 가서 봐야 한다. 서두르자, 5월 31일까지.
- 콘텐츠 에디터
- 장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