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커 재킷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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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를 매라. 이번 패션계는 1990년대를 풍미한 바이커 재킷의 귀환을 선언했다. 

1990년대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가 유행을 이끈 수많은 의상 중, 그녀의 가죽 재킷은 단연 최고에 속한다. 모스가 1990년대 당신의 스타일 뮤즈였다면 당신의 옷장에는 분명 집업 바이커 재킷이 있을 것이다. 1970년대를 풍미한 블론디, 섹스 피스톨즈, 조앤 제트를 숭배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 2022년의 기쁜 소식은 이 바이커 재킷이 귀환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새롭고 근사하게. 아직 바이커 재킷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번 시즌을 기대할 것.

바이커 재킷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내내 케이트 모스의 스타일과 동의어였다. 2022 S/S 시즌 쇼를 들여다보라. 그 증거가 차고도 넘치니. 사라 버튼은 날렵한 옷깃과 주머니가 달린 구조적인 가죽 재킷을 통해 그녀의 전임자였던 고(故) 리 알렉산더 맥퀸(케이트 모스와 절친했던)의 런던 정신을 재조명했다. 버튼은 바이커 시크에 여성적 매력을 더하기 위해 크롭트 가죽 재킷과 튈 스커트, 두툼한 부츠를 함께 매치했다. 이런 폭발적인 에너지는 발렌시아가에서도 나타났는데,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는 어깨가 빠지고 헐렁한 소매가 특징인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에 섹시한 슬링키 메시 톱을 매치해 쿨하면서 섹시한 무드를 전했다.

상하이와 밀라노에서 동시에 쇼를 진행한 프라다는 ‘유혹, 스트립 다운’이라는 제목의 컬렉션으로 섹시함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날렵하고 닳은 느낌의 맞춤 바이커 재킷을 입은 모델들을 두 런웨이에 내보냈다. 특히 테일이 달린 두 겹의 새틴 미니스커트는 낡아빠진 가죽과 만나 강렬하면서도 기묘한 대비를 이뤘다. 미우치아 여사의 스쿨걸 버전인 미우미우의 런웨이에도 바이커 재킷이 포진해 있었다. 갈색 초미니 쇼트와 크롭트 니트, 슬림 핏의 스톤 워싱 가죽 재킷과 그에 어울리는 주름 스커트, 브이넥 니트, 회색 양말, 티 스트랩 슈즈가 도착했다(대담한 미우미우 팬들은 이를 열렬히 환영하며 다리를 벌리고 바이크에 탑승할 준비를 마쳤다).

시몬 로샤는 부풀어 오른 퍼프 소매, 러플 소매, 허리 아래로 내린 헴라인으로 전통적인 바이커 룩에 신선한 업데이트를 시도했다. 리처드 퀸은 크롭트 가죽 재킷과 팬츠에 이끼처럼 난 스터드와 스파이크를 잔뜩 박았고, 아크네 스튜디오는 어깨가 강조된 구겨지고 갈라진 흰색 바이커 재킷을 선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가죽의 왕 릭 오웬스는 바이커 재킷을 재해석해 어깨가 절정에 달한 화려한 흰색 스타일을 공개했다. 물론 어떤 태도로 가득 찬 이 가죽 재킷은 1990년대 후반부터 오웬스의 시그너처였다. 그는 2015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가죽 바이커 재킷은 정말로 DNA와 같은 것이고 내 컬렉션의 출발점이다. 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여전히 그 재킷과 어울린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한편 런던의 신예 수프리야 렐레는 어깨를 완전히 젖힌 귤색 바이커 재킷으로 전통적인 실루엣과 컬러를 전복해 화제에 올랐다. 렐레는 이 파워피스를 어울리는 같은 색의 바지와 초록색 주름 브라렛으로 스타일링했다.

자, 이번 시즌 주의할 점은 이번 바이커 재킷은 2000년대의 케이트 모스처럼 스키니진을 매치하는 것 대신 헐렁한 배기 진을 가장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혹은 만약 당신이 어둡고 에지 있는 룩을 추구한다면, 가장 좋아하는 미니스커트나 드레스를 바이커 재킷과 매치하라. 그리고 그런지하게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스톰퍼 부츠를 꼭 추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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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에디터
이예지
아트워크
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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