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ambattista Valli 2022 F/W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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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암바티스타 발리 2022 F/W 컬렉션.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백스테이지에는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 1968년에 찍은 사진이 보드에 고정되어 있었다. 파리의 정치가,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파리의 카페 브라스리 리프(Brasserie Lipp)에 한 젊은 여성이 미니 드레스를 입고 앉아 신문을 읽고, 그걸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는 나이든 여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에게 충실한 파리지앵의 페미니스트 태도를 매우 사랑한다’고 밝혔다. 사진 속 여성은 컬렉션의 오프닝을 장식한 미니 드레스로, 마치 레플리카처럼 그대로 재현됐다. 뒤이어 60년대 모즈 스타일이 등장했는데, 복고풍 선글라스, 단정한 스카프, 리본 장식 등의 요소까지 더해져 디자이너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재클린 케네디와 같은 퍼스트 레이디가 떠올랐다. 하지만 드레스가 등장하는 쇼의 후반부로 갈수록 아이템 하나하나에서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소재로 꽃처럼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내곤 하는 위대한 쿠튀리에의 솜씨를 느껴보자.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Giambattista Va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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