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탄생 90주년 기념 전시 &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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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12월까지, 올 한 해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전시 및 페스티벌이 선물처럼 끝없이 열린다. 백남준의 예술적 사유를 맛볼, 둘도 없는 기회다. 

쾰른 WDR '한국과의 만남' 콘서트에서의 백남준, 1980, 백남준아트센터 클라우스 바리시 아카이브 컬렉션. ⓒ클라우스 바리시

백남준, '칭기즈 칸의 복권', 1993, 로봇·비디오, CRT TV 모니터 1대, 철제 TV 케이스 10대, 네온관, 자전거, 잠수 헬멧, 주유기, 플라스틱관, 망토, 밧줄, 1-채널 비디오, 컬러, 무성, LD, 217×110×211cm,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백남준 에스테이트.

마크 패츠팰, 'Chicken II 02'에 사인하는 백남준, 1987, 종이에 흑백 프린트, 19x25cm, 백남준아트센터 마크 패츠팰 아카이브 컬렉션.

올해 1월 29일 0시, 백남준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웹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는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가 공개됐다. 백남준이 작고한 기일에 맞춰 오픈한 온라인 플랫폼이자,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올해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펼치는 전시 및 페스티벌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의 서막이었다.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는 1977년 백남준이 자신의 마흔다섯 번째 생일을 앞두고 발표한 LP 음반의 제목이다.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음악을 4배로 천천히 재생한 음원을 담은 음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오늘 나는 왜 내가 쇤베르크에게 관심을 보였는지 생각해본다. 그가 가장 극단적인 아방가르드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다면 왜 그의 ‘극단성’에 관심을 보였을까?” 이러한 자문으로 시작하는 글은, 종내 작가 자신의 아방가르드에 대한 관심이 유목 생활을 하며 끝없는 지평선을 바라봤을 몽골인 유전자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끝이 난다.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는 백남준이 자신의 예술적 근원을 발굴해가는 과정을 ‘아방가르드의 고고학’이라 명명하고, 그의 예술세계의 시작점은 무엇이었는지를 추적한다. 그리하여 3월 3일 첫 오픈하는 전시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에서는 백남준의 2000년대 대표작인 레이저 작품을 시작으로, 마치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처럼 그의 대표작을 시간의 역순으로 보여준다. 2000년 구겐하임 회고전 <백남준의 세계>에 소개되었던 ‘삼원소’를 포함해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10가지 순간을 되짚어가며 백남준의 아방가르드에 접근한다. 이후 백남준의 예술적 시원이라 할 수 있는 1961년 작품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는 전시 <완벽한 최후의 1초>, ‘촛불 하나’와 ‘시스틴 성당’을 비롯해 그의 대형 미디어 작업을 만날 수 있는 <아날로그 이머시브>, 다양한 관객 참여형 이벤트와 연극, 실험음악 공연, 퍼포먼스가 펼쳐질 백남준 탄생 90주년 페스티벌이 차례로 열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축제를 모두 즐긴 후, 그 아쉬움을 달래줄 전시 <백남준 탄생 90주년 기념전: 서울랩소디>가 11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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