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영화처럼, 2022 S/S 시즌 드라마가 담긴 슈즈 한 켤레.
정확히 2019 F/W부터 릭 오웬스의 남성 쇼에 20cm에 육박하는 플랫폼 하이힐이 등장했다. 심지어 피날레에 나온 오웬스 역시 플랫폼 하이힐 슈즈를 신은 모습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릭 오웬스의 남성 컬렉션에는 늘 플랫폼 하이힐이 등장한다. 그가 누누이 말했듯 그의 미묘하고 아름다운 옷의 완성은, 그 벽돌 같은 슈즈로 인해 완성되는 것. 엉거주춤하지만 어딘지 개성 있는 걸음걸이, 슈즈로 인해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프로포션은 모두 하이힐 덕분이다. 릭 오웬스가 몸소 실행하고 있듯 룩에 드라마를 부여하는 하이힐은 더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 영향일까? 해를 거듭할수록 디자이너들에게 슈즈는 룩보다 더 젠더리스하게 접근할 수 있는, 포용성이 큰 디자인 매개체가 되어주는 듯하다. 이번 시즌 지방시만 하더라도, 남녀 모두가 같은 디자인의 사이하이 부츠를 신고 런웨이를 걸어 나왔다. 남자 모델이 두꺼운 허벅지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사이하이 부츠를 쇼츠와 함께 매치한 채로. 그런가 하면 마르지엘라는 낚시할 때 신는 고무 부츠에서 영감 받은 사이하이 장화를 선보였이기도 했다. 이제는 여성이 남성의 슈즈를 스타일링의 방점으로 선택하는 시대를 넘어 남성이 여자들의 슈즈를 공유하는 시대가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자의 구두에서나 볼 법한 주얼 장식이나 스터드 장식, 다채로운 색상과 과감한 소재가 남자의 슈즈에도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남자의 슈즈는 전형적인 디자인에 투박하고, 고루하다는 오래된 편견이 빠르게 깨지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그렇다. 남자 룩의 화룡점정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극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슈즈다.
- 패션 에디터
- 김신
- 포토그래퍼
- LESS
- 모델
- 박경진
- 헤어
- 이현우
- 메이크업
- 최민석
- 어시스턴트
- 김효원, 이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