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보이는 패션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배 보이는 패션

2022-01-28T21:57:22+00:002022.01.29|FASHION|

새로운 시대의 패션 레이더는 허리를 향한다. 

쇼트 니트 톱과 셔츠, 팬츠와 벨트, 안에 입은 로고 장식 이너웨어는 모두 Miu Miu 제품.

미드리프 니트 톱과 안에 입은 셔츠,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와 벨트, 이너웨어, 삭스와 로퍼는 모두 Miu Miu 제품.

이번 시즌, 에디터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컬렉션을 꼽자면 단연 미우미우 컬렉션이다. ‘랜덤하게 툭툭 자른 듯한 마이크로 스커트의 헴라인과 허리선 위로 삐쭉 나온 미우미우 로고 드로어즈의 조합은 슈퍼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의 작품일까?’라는 재밌는 상상과 함께 말이다. 짧아질 대로 짧아진 미드리프와 낮아질 대로 낮아진 하의의 허리선은 탄탄한 복근과 아슬아슬한 치골을 돋보이게 했고, 미우미우 쇼가 끝난 뒤 SNS는 몸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 ‘배 보이는 패션’을 찬양하는 포스팅으로 뒤덮였다.

2022 S/S 패션 트렌드는 ‘Y2K’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2000년대 패션의 대표격인 로라이즈는 그중 가장 강렬한 트렌드로 부상했다. 높아졌던 허리선은 어느새 골반까지 내려왔고, 이러한 물결의 선두에는 Y2K 패션의 화신인 블루마린 컬렉션이 있다(흥미롭게도 로라이즈 트렌드를 이끄는 미우미우와 블루마린 컬렉션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의 손을 거쳤다). 블루마린의 나비 모티프 톱과 치골이 드러나는 낙낙한 데님 팬츠의 조합은 Z세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앞서 말한 미우미우뿐 아니라 샤넬과 지방시, 넨시 도자카의 이너웨어를 레이어드한 패션 또한 눈에 띈다. 이너웨어나 아슬아슬한 스트랩 장식은 다소 심심할 뻔했던 골반 라인을 채워주며 1990년대 팝스타들이 즐기던 센슈얼한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더 나아가 극한의 도발을 즐긴다면, 크롭트 톱보다 좀 더 길이가 짧아 가슴 아랫부분이 드러나는 언더붑(Underboob) 패션과 로라이즈의 조합까지 섭렵해보자. 상의와 하의 사이의 극단적 비율 대비를 통한 노출의 기술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극해 재미난 쾌감을 줄 테니까. 글래머러스한 세기말 룩을 이어간 발망, 다운타운식의 쿨한 애티튜드를 설파한 바퀘라, 관능의 시선을 담은 루도빅 드 생 세르냉 컬렉션을 참고할 만하다. 반대로 극한의 로라이즈가 부담스럽다면 아크네 스튜디오, 끌로에, 이자벨 마랑, 마리암 나시르 자데, 넘버21 컬렉션을 살펴보라. 배꼽과 골반 사이 정도의 세미 로라이즈는 노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 과하다기보다 어쩐지 수긍이 된다.

크롭트 톱과 허리선이 낮은 팬츠는 지금의 패션계에서 매력을 강조하는 새로운 방식이 되었다. 태생적으로 부드러운 선을 부여받은 여자들은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곡선미를 가꾸고 치장한다. 몇 년 전이라면 늘씬한 허리 라인, 탄탄한 복근을 만드는 데 돌입하라는 식의 조언을 건넸겠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타인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는 당당함,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유를 찾는 표현, 억압과 제약이 없는 성 감수성까지. 노출에 대한 시각의 틀을 조금만 느슨하게 풀어둔다면, 자유롭고 대담한 자기 표현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다. 유행병의 영향으로 편안함을 좇는 트렌드에 숨겨왔던 우리 마음속 화려한 패션에 대한 니즈가 폭발하는 이번 시즌을 마음껏 즐기자. 로라이즈와 크롭트 톱은 영원한 짝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