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디지털 쇼를 택했지만, 대부분 피지컬 쇼 복귀를 선언하며 희망의 불씨를 틔운 2022 S/S 트렌드 리포트.
아이즈 와이드 샷
버그 아이를 연상케 하는 아크네와 존 리치몬드의 커다란 프레임을 필두로, 독특한 인상을 주는 스텔라 매카트니의 삼각형 프레임, 평범함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로에베와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프린지 선글라스, 헤드피스와 프레임이 합체된 것처럼 보이는 루이 비통의 메탈릭 선글라스는 보는 재미를 안겨준다.
매직 가죽 라이드
점퍼, 블루종, 라이더···. 가죽 재킷이 다시 돌아왔다. 특히 반가운 건 2000년대를 소환하는 라이더 재킷의 부활! 벨트 여밈과 비스듬히 달린 지퍼 프런트를 중심으로 스터드를 가득 장식해 펑키한 무드를 강조한 돌체&가바나와 리처드 퀸, 퍼프 소매로 로맨틱한 무드를 강조한 시몬 로샤, 포켓 장식과 베스트 형태로 활동성을 강조한 알렉산더 맥퀸과 포츠, 거친 워싱과 텍스처로 매니시한 무드를 강조한 형태는 아크네와 미우미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보다 간결한 형태는? 디올의 페이턴트 레더 블루종에서 그 답을 발견해볼 것.
꼬리를 무는 이야기
이번 시즌 프라다 쇼에 등장한 꼬리처럼 길게 늘어진(트레인) 스커트는 풍부한 이야기를 남긴다. 미니스커트와 롱스커트를 조합한 드라마틱한 효과는 데이 웨어와 이브닝 웨어가 결합된 듯한 반전 효과를 준다. 펜디와 콜리나 스트라다, 알베르타 페레티는 팬츠에 우아함을 더하는 역할로 상의를 가운처럼 길게 늘어뜨리고, 루이 비통과 캐롤리나 헤레라는 슬림한 스커트에 조형적인 뒷모습으로 다양한 해석을 제안하고, 샤넬은 케이프처럼 흩날리는 소재로 풍성한 실루엣을 만들었다.
돌고 돌고 돌고
지난해를 휩쓴 Y2K 패션이 더 강력하게 돌아왔다. SNS에 #Y2KFASHION을 검색하면 85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검색될 정도. MZ세대를 폭넓게 공략하는 감성은 복고와 신선함을 넘나들며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옷장 속에 묵혀둔 아이템을 당당하게 꺼내고, Z세대에게 Y2K 패션은 요즘 친구들의 가장 트렌디한 옷 입기 방식으로 떠올랐다.
신발이 무기가 될 때
한눈에 봐도 무기가 될 만큼 위협적인 디자인이라면 이번 시즌 플랫폼 슈즈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겠다. 아크네, 스포트막스와 베르사체처럼 두부 한 모를 그대로 붙여놓은 듯한 통굽 스타일이거나 랑방과 모스키노, 릭 오웬스와 생로랑처럼 앞굽을 두툼하게 받쳐주는 70년대 플랫폼 스타일이 대표적. 무겁고 불편하다고? 그래도 스틸레토 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힙스터의 이름으로
블핑과 도자캣 등 뮤지션을 중심으로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등 톱모델들이 앞다퉈 전파하며 힙스터의 상징이 된 벨리 체인. 로웨이스트 트렌드와 점점 짧아지는 크롭트 톱 중간에 위치하는 체인은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허리 중앙을 가로지르거나, 허리 밴딩 아래 느슨하게 내려오거나, 네크라인에서 X 자로 가로지르는 형태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보시길.
클린 앤 클리어
‘미니멀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소수의 단순한 요소로 최대 효과를 노리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단순하게 덜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모든 빛을 반사하며, 아무런 색도 없는 무채색인 하양은 가장 간결하게 표현될수록 아이템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폭을 여유 있게 재단해 우아한 실루엣을 만드는 드레스, 부드럽거나 단단한 양극단의 텍스처 플레이, 화이트 팬츠 슈트의 업데이트에 미니멀리스트가 주목할 때다.
되돌아온 빅 백
지난 몇 시즌간 미니 백의 강세로 유행 전선에서 밀려난 빅 백이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아크네와 발망, 로에베처럼 머리를 베고 자도 될 만큼 커다란 클러치를 선보이는가 하면, 미우미우와 페라가모는 오피스 레이디를 위해 정직하고 간결한 직사각형 토트백을 내놓았다. 휴양지나 아웃도어를 위한 선택으로는 끌로에와 샤넬, 지방시의 커다란 백을 들고 떠나면 된다.
보헤미안 스토리
니트와 크로셰로 엮은 드레스와 톱의 밑단을 술 장식으로 처리한 프린지는 수공예 느낌이 강조된다. 장인의 손맛이 느껴지는 포근함과 자유로운 감성은 프린지 장식의 가장 큰 매력이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