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 암 투병 끝에 세상 떠나

박한빛누리

향년 41세, 세계 패션계 인사들 애도

디자인 계몽을 이끈, 이 시대의 개념 디자이너. 자신만의 시선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깨운 사람. 모든 걸 뮤즈로 삼고 모두의 뮤즈였던 사람.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디제이, 기획자 버질 아블로가 암 투병 끝에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심장에 종양이 자라는 희귀한 암인 심장혈관육종과 사투를 벌였다. 그는 암 투병을 하면서도 패션, 예술, 그리고 문화 영역에서 왕성히 활동했다.

버질 아블로는 2018년 3월부터 루이비통 남성복 컬렉션의 디렉터 자리를 맡았으며, 2013년에 자신이 설립한 오프 화이트의 최고경영자까지 맡았었다.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버질은 천재적인 디자이너였을 뿐만 아니라 선구자였고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다”라고 애도했다.

버질 아블로는 공식적으로는 디자인을 공부한 적이 없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건축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뛰어난 감각은 재봉사였던 어머니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래퍼 칸예 웨스트를 만나 그의 앨범 커버와 무대를 디자인했고 이후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9년 ‘펜디’에서 인턴으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고 2013년 스트리트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설립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그는 각종 부호와 케이블 타이 등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나이키, 이케아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기도 했다.

2018년 3월에는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의 남성복 라인의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됐다. 버질 아블로는 ‘패션 브랜드의 남성복 라인을 이끈 아프리카계 최초의 인물’, ‘프랑스의 주요 패션 하우스 지휘봉을 잡았던 몇 안 되는 흑인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리랜스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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